국제 원유 가격이 최근 9개월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원유 가격이 내년엔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오후 4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근월물은 배럴당 51.66달러에 손바뀜됐다. 전일대비 약 1% 오른 가격으로 9개월내 최고가다. 브렌트유 근월물 가격은 지난 10일 9개월만에 처음으로 50달러선을 넘겼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은 48.39달러에 거래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유가 치킨게임’을 벌이기 이전인 지난 2월 말 수준이다.
국제 유가는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1·2위 원유 수요국인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아시아 각국이 원유 수요를 늘리고 있고,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승인·접종 절차에 속속 나서고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추가 재정부양책 합의 기대감도 유가를 떠받치고 있다”며 “미국은 계속 더 많은 통화·재정부양책을 내놓을 전망이라 달러화는 약세를 띠고 원유 등 대부분 상품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인도 석유 수요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내 국영 정유시설 세 곳은 최근 들어 100% 이상 용량으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 인도에서 휘발유와 액화석유가스(LPG) 판매량은 코로나19 이전인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사람들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이용하고, 음식점 방문을 피해 집에서 요리를 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도 전문가들은 자국 내 원유 수요가 늘면서 내년 1~2월엔 원유 공급량을 더 늘릴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원유 재고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내 원유 재고가 31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90만배럴 감소를 예상한 시장 전망치보다 감소폭이 훨씬 크다.
이날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위원회를 열어 유가를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전기요금체계 개편안을 확정했다. 전날 한전 이사회가 의결해 제출한 안이다. 이에따라 내년 1월부터는 유가 수준에 따라 요금이 변동되는 원가연계형 전기요금 제도가 도입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유가가 지금 수준보다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타격으로 크게 꺾였던 수요가 점차 회복될 전망이라서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내년 2분기까지 원유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널리 보급된다면 이동제한 조치가 대폭 완화될 것이고, 이에 따라 각종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원유 수요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UBS는 “내년 하반기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55~60달러선에도 거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