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가 심각해지며 신경정신과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홈쿡’과 ‘혼술’ 트렌드가 정착됐고, 건강과 배움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는 한층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6일 발간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에 나타난 소비 트렌드다. 연구소는 코로나19가 업종별 매출에 끼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10월 하나카드 결제 데이터를 지난해와 비교했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신경정신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며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비교적 야외활동이 많아 우울감을 느낄 새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6월과 7월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30%, 22% 증가했다.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 ‘시술’을 주로 하는 병원의 매출은 증가한 반면 이비인후과 소아과 종합병원 등 ‘진료’를 하는 병원 매출은 줄었다. 병원에서의 감염을 우려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집콕’ 때문에 유선·위성방송 결제액은 전년보다 171% 불어났다. 주류전문점, 농산물, 청과물, 인테리어 등 홈쿡과 홈술 업종이거나 주거공간을 꾸미는 업종 매출도 상승세를 보였다.
1차 코로나19 유행기(3월)와 비교해 2차 유행기(9월)에 양상이 달라진 업종도 많았다. 9월 성인오락실, 노래방 등의 매출은 3월 대비 각각 89%, 72% 하락했다. 반면 무술도장(291%)과 예체능학원(137%), 레저용 숙박업소(110%), 여객선(93%), 외국어학원(80%) 등의 9월 매출은 3월에 비해 크게 늘었다.
양정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 2차 유행에선 1차 유행에 비해 마음이 느슨해진 반면 건강과 배움에 대한 욕구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소비 패턴이 장기적으로 자리 잡을지는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