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켓인사이트]글로벌 1위 네이버웹툰, 대규모 투자유치..美 상장 '밑그림'

입력 2020-12-16 17:00
≪이 기사는 12월16일(15: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웹툰이 해외에서 대규모 투자자금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상장을 염두에 두고 회사의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상장전 지분투자(Pre IPO)를 추진하기 위해 해외 자문사를 선정, 투자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투자금 유치 규모는 수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웹툰의 기업가치는 최소 5조원에서 10조원까지도 추정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벤처캐피털(VC)들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대형 VC들이 네이버웹툰에 경쟁적으로 투자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며 "네이버가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VC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이 공개적으로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2004년 네이버웹툰을 런칭하면서 웹툰 컨텐츠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 만화 컨텐츠 서비스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면 충분히 사업적으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2014년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글로벌 웹툰 서비스 ‘라인웹툰’을 런칭하고 2017년에는 웹툰 사업본부를 물적분할해 네이버웹툰을 100% 자회사로 떼어냈다. 이 기간동안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웹툰 사업에 쏟아부은 누적 출자액은 약 4300억원에 이른다. 올해 초에도 네이버웹툰의 사업 고도화 및 해외 플랫폼 확장을 위해 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네이버웹툰은 한국은 포함한 미국, 일본 등에서 압도적 1위 사업자로 거듭났다. '무료 콘텐츠'로 취급받던 웹툰을 지식재산권(IP) 형태로 수익성 사업화에 성공한 덕분이다. 글로벌 이용자수(MAU)는 올해 말을 기점으로 7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북미 월 방문자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고, 한 달 거래액도 800억원을 돌파했다.

네이버는 투자 유치를 마무리 하는대로 미국 상장 준비 수순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의 미국 상장 추진을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네이버웹툰이 현재 진행 중인 대대적인 지배구조 재편 작업도 상장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웹툰 사업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작업이 하고 있다. 북미지역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정점으로 나머지 법인 한국 ‘네이버웹툰, 일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등을 자회사로 두는 형태로 한다. 네이버는 향후 미국을 새로운 거점으로 유럽과 남미 등 지역까지 진출해 '아시아의 디즈니'로 거듭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