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와중에 식사예능·여성비하 논란까지…정세균 '무리수 홍보'

입력 2020-12-15 10:53
수정 2020-12-15 11:00

정세균 국무총리(사진)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가 크게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보에 나섰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14일 총리실 공식 소셜미디어에는 '코로나로 힘드실 땐 총리한테 푸세요-코로나 우울 편'이라는 제목의 두 컷 만화가 올라왔다.

첫 번째 장면에서 얼굴에 뾰루지가 난 여성이 등장한다. 이 여성은 "코로나 너 때문에 밖에도 맘 놓고 못 나가고 마스크 때문에 피부는 뒤집어지고. 어떻게 책임질 거야"라며 "코로나 때문에 화가 난다 화가 나. 어디 풀 데 없나"라고 말한다.

두 번째 장면에서는 정세균 총리가 등장해 "모두 저에게 푸세요"라며 "코로나 때문에 힘들고 짜증 나고 우울한 마음 저에게 시원하게 푸시고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언급한다.

그러면서 총리실은 "계속되는 코로나19로 많이 힘드시죠? 짜증 나고 우울한 마음 모두 댓글로 적어주세요"라며 "여러분의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만화가 공개된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여성들의 코로나 블루 이유가 정말로 마스크로 인해 뒤집어진 피부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행정력을 방역에 집중해야 할 시기를 본인 이미지 포장의 기회로 여긴다"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총리실은 이날 오후 만화를 삭제했다.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여성의당은 15일 성명서를 통해 "여성의 위기를 여성혐오 콘텐츠로 희화한 국무총리는 즉각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여성의당은 "코로나 같은 재난상황에서 여성이 사회구조로 인해 안전망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라며 "정 총리는 실직한 여성, 고용불안 여성, 집에 머무는 시간의 증가로 가정폭력에 더 시달리는 여성들의 '코로나 우울'을 이해하여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후속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총리가 최근 매주 금요일 장관 등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는 KTV 국민방송의 TV 프로그램 '총리식당' 진행을 시작한 데 대해서도 일부 누리꾼들은 "국민은 모이지 말라더니 총리는 장관과 식사 예능을 찍나"라고 반발했다.

정세균 총리의 최근 홍보 활동과 관련해서는 대권이나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 정치권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지난 7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