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통화량이 빠르게 늘면서 315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0년 10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통화량(M2·평잔)은 3150조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34조7460억원이 증가했다. 지난 5월 통화량 증가폭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5월 통화량 증가 폭은 35조3716억원으로, 통계를 작성한 1986년 1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9.7%(277조6100억원) 늘었다. M2는 현금과 요구불 및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같은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전 전월대비 18조5000억원이 늘었고, 기업은 10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기타금융기관은 9조8000억원이 증가했고, 기타부문은 1조7000억원이 늘었다. 상품별로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9조6000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도 7조원 늘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전월말 추석 상여금 유입 등으로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중심으로 증가했다"며 "기업은 2년미만 금전신탁 및 외화예수금을 중심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M2 증가율은 올해 1월 7.8% 정도였지만, 4월부터 9%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7월(10%), 8월(9.5%), 9월(9.2%)대 이어 이번달도 9~10%대 흐름을 이어갔다.
이처럼 증가한 유동성은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지난 10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69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1조9387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10월 5~6일 진행된 빅히트 공모주 청약엔 58조4237억원이라는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사상 최대인 카카오게임즈(57조5543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정부에서도 유동성 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금 같은 유동성 과잉 상황에서 주식시장에서 불안정한 버블 징후가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일반 투자자가 나중에 큰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과 협의해 자본시장 건전화를 위한 단기 대책과 중장기 제도 개선 대책까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