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약 600억원을 갚지 못하고 있다. 신규 투자 유치도 난항을 겪으면서 경영난이 심해지고 있다.
쌍용차는 대출 원금 약 599억원, 이자 약 6000만원 등 600억원가량의 대출 원리금을 연체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쌍용차는 “경영 상황 악화로 상환자금이 부족했다”며 “대출기관과의 만기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체액은 JP모간 200억원, BNP파리바 100억원, BoA메릴린치 300억원 등이다. 오는 21일에는 산업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900억원의 만기도 돌아온다. 산은은 외국계 은행들의 만기 연장 상황 등을 지켜본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쌍용차는 올 3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삼정회계법인은 3분기 보고서에서 “309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5357억원 많다”며 감사 의견을 거절했다. 쌍용차의 올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5% 감소했다.
쌍용차는 신규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앞서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는 쌍용차 측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 의향을 밝혔다. 대신 기존 주주 지분 정리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75%)는 HAAH 측의 제안서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외신 등에 따르면 인도중앙은행이 마힌드라의 쌍용차 매각 방식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HAAH가 쌍용차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자하면 마힌드라가 기존 지분을 감자하기로 했는데, 이를 문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이 직접 인도중앙은행을 찾아 예외적 상황을 인정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4분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투자 유치만 이뤄지면 대출 원리금을 갚는 것은 문제 없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