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현대백화점, 'SK바이오랜드' 이어 복지몰 업체 '이지웰'도 품었다

입력 2020-12-15 17:04
수정 2020-12-15 17:10
≪이 기사는 12월15일(17:0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복지몰 1위 업체 이지웰을 인수한다. 국내 1위 오프라인 화장품 플랫폼 CJ올리브영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데 이어 이지웰 인수를 통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현대그린푸드는 20일 김상용 이지웰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 28.26%를 125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이지웰의 자회사인 노동자 건강 관리 중개 플랫폼 이지웰니스와 인터치투어, 아이앤제이테마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1호를 재인수하기로 했다. 지난달 진행된 본입찰에는 녹십자그룹도 참여하면서 국내 전략적 투자자(SI)간 대결로 주목을 받았으나 현대백화점그룹이 최종 승자가 됐다.

이지웰은 2003년 설립된 복지서비스 전문기업이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내 복지를 위한 온라인 쇼핑몰 등을 운영한다. 올 상반기 기준 시장 점유율 50% 이상으로 국내 1위 사업자다.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주로도 주목받았다. 최근 공공기관의 복지포인트 조기 사용 지침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실적도 안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465억원, 영업이익 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43% 늘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이지웰 인수는 화장품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면서 이커머스 유통 채널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그룹 차원에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고 주력 사업으로 낙점한 화장품 관련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다. 현대HCN을 매각하면서 확보한 1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으로 다양한 매물을 검토해왔다. 인수 주체로 나선 현대드림투어는 여행업이 코로나 여파로 적자 전환하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초 기능성 화장품 기업인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의 경영권을 인수한 데 이어 SK그룹이 보유한 천연화장품 원료 1위 회사 SK바이오랜드 지분을 매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패션기업 한섬은 클린젠의 화장품 제조 특허기술을 활용해 내년 초 신규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를 내놓는다는 계획도 밝혔다.

동시에 온오프라인 유통망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CJ올리브영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올 상반기 헬스앤드뷰티(H&B)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50.09%로 압도적 1위 사업자다. 현대백화점이 이지웰을 인수한데 이어 오프라인 플랫폼 강자 CJ올리브영까지 품는다면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확실히 장악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자체 보유 백화점, 홈쇼핑 등을 포함하면 유통 채널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채연/차준호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