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오는 1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를 논의한다. 금융의 디지털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금융권의 변수가 늘어난 가운데 신한금융이 ‘안정’과 ‘변화’ 중 무엇을 택할지 주목되고 있다. 계열사 17곳 중 임기 만료를 앞둔 CEO가 14명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17일 자경위를 열고 계열사 CEO의 진퇴를 확정한다. 자경위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변양호·이윤재·허용학·박안순 사외이사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조 회장의 친정체제가 얼마나 강화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신한은행을 이끄는 진옥동 행장은 올해 말 2년 임기가 끝난다. 2년간의 행장 임기가 끝나면 1년 더 연장해온 전례를 감안하면 진 행장의 연임은 확실해 보인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거취도 변수다. 임 사장은 2017년 선임돼 4년째 신한카드를 맡고 있다. 임 사장 재임 동안 신한카드는 순이익 면에서 확고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실적이 뒷받침된 만큼 연임에 무게추가 쏠린다.
생명보험 계열사 2곳의 CEO들도 우선 연임 문턱을 넘어야 한다. 정문국 사장이 오렌지라이프를, 성대규 사장이 신한생명을 맡고 있는데 모두 연말로 임기가 끝난다. 두 회사는 내년 7월 ‘신한라이프’로 통합될 예정이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통합 생보사 CEO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계열사들은 대폭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 회장이 지난해 8명의 임기 만료 대상자 중 1명만 교체하는 ‘안정’을 선택한 만큼 올해 말엔 인사폭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자회사 ‘사장급’ 위상을 갖고 있는 지주사 부문장(부사장급) 7명 중 5명이 임기 만료를 앞둔 만큼 계열사 CEO 자리가 더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기 만료되는 인사에게 1년 임기를 더 보장한다면, 인적 쇄신 속도가 늦어지고 내년 다시 인사를 대폭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취임 이후 설립한 신한대체투자운용, 신한리츠운용, 신한AI 등 전문 계열사 CEO 자리는 유임이 유력해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재확산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대훈/박진우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