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14~18일) 국내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기대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한다면 대면(콘택트) 관련 업종을, 조정 가능성이 부각된다면 배당주와 반도체, 2차 전지 등으로 대응하라는 조언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직전 주보다 38.61포인트(1.41%) 오른 2770.06에 거래를 마쳤다. 신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1.6% 상승했다.
다만 미국 증시는 조정을 받았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0.6%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 0.7% 내렸다.
최근 지수가 급등한 만큼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이벤트도 대기 중이다.
먼저 미국 대선 결과의 윤곽이 나올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결과 무효 소송이 연패한 가운데 각 주 선거인단은 확정된다. 오는 14일 각 주 선거인단 투표가 실시되고, 내년 1월 의회에서 개표한다. 의회 개표 시점에 소송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마지막 미국 중앙은행(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15~16일 예정돼 있다. 완화적인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재무부의 긴급 대출 프로그램 종료 요청에 대한 Fed의 입장, 최근 장기금리 상승에 대한 선제적 지침(포워드 가이던스) 수정 여부가 관건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과 일부 이벤트에 대한 경계감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적지만, 영향력이 큰 이벤트이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다음 주 국내 증시는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의 괴리를 좁힐 수 있는 정책 상승 동력이 여전히 없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미국 부양책 통과 여부가 연말까지 시장에 영향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백신 접종 이슈는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 영국과 바레인, 캐나다 정부가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 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FDA에 권고했다. 이달 중순에는 모더나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백신 관련 뉴스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시장 대응은 시나리오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신 기대감 고조는 콘택트 관련 업종인 면세점 의류 화장품 등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주가에 대한 부담 우려가 커진다면 단기적으로는 배당주를, 최근 업황과 수급 요건이 개선된 반도체, 2차 전지 등도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