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300~2400선을 오갔던 지난 8~10월만 하더라도 증권업계에서는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맞서고 있었다. 하지만 11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2700선까지 오르자 비관론은 자취를 감췄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낙관론이 우세할 때를 조심하라"는 격언이 회자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 3000을 전망하는 보고서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국 기업의 이익 전망치를 고려해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3000 이상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신한금융투자와 외국계 투자은행 JP모간이 내년 코스피 상단을 3200선으로 제시했다. 대신·한화·현대차·흥국 등도 코스피지수가 내년에 300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낙관론과 비관론의 균형을 깨트린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등장이다. 내년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자 증권사들은 내년도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속속 상향 조정했다.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던 증권사들도 낙관론으로 옮겨갔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저금리를 고려하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12배 수준이 적당하다고 판단한다"며 "이를 적용한 코스피 범위는 2940~3200"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약세와 신흥국 증시 부각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도 지속될 것으로 봤다. 내년 1분기 미국의 추가 부양책을 포함해 각국의 추가 재정정책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보탰다.
이 와중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있다. 유안타증권은 코스피가 내년 2900까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2650 이상에서는 과열 구간이라고 판단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월간 수출액은 이제 400억달러를 회복한 수준인데 과거 코로나19 이전의 코스피 고점 당시엔 500억달러가 넘어섰다"며 "내년도 각국의 재정정책이 나오고 나면 호재 소진으로 인해 증시 상황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