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총 78명의 임원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정기 임원인사를 10일 발표했다. 그룹 전체 임원의 20%가 옷을 벗었다. 이재현 회장의 장녀 이경후 상무는 이번에 CJ ENM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에는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이, CJ대한통운 신임 대표이사에는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가, CJ ENM 신임 대표이사에는 강호성 CJ주식회사 경영지원총괄이 내정됐다.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를 비롯해 윤도선(중국 본사), 정성필(CJ프레시웨이), 김찬호(CJ푸드빌), 신형관(CJ라이브시티), 김선강(CJ Feed&Care)등 6명의 임원이 그룹 계열사 대표로 자리를 옮기거나 새로 선임됐다. 발령 일자는 오는 14일이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그룹 관계자는 “전체 임원의 20% 정도가 이번에 옷을 벗었다”고 전했다. 대신 능력있는 젊은 인재와 여성 간부가 대거 발탁됐다. 신임 임원은 지난해의 두 배 규모인 38명으로 확대됐다. 밀레니얼 세대인 1980년대생 여성 5명을 비롯해 8명의 여성 임원도 탄생했다. 신임 임원 38명 중 21%가 여성이다. 신임 임원 38명의 평균 나이는 45세로 최근 2년 사이 두 살 낮아졌다. 연공보다 능력 경쟁을 통한 젊은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해 그룹 전반의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차기 후계구도 관련 인사도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 장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가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그간 고모인 이미경 부회장이 맡아왔던 그룹 내 콘텐츠 사업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중책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선호 전 CJ제일제당 부장 복귀는 무산됐다. 이 전 부장은 지난해 대마초 밀반입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올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CJ 관계자는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와 뉴노멀 시대에 적극 대비해 글로벌 생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