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릭슨투어에 20억 후원…"투어 살아야 용품사도 생존"

입력 2020-12-10 17:47
수정 2020-12-10 23:42
홍순성 던롭스포츠코리아 대표(48·사진)에겐 올해 ‘구원투수’라는 별명이 생겼다. 코로나19로 대회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국프로골프(KPGA) 2부투어 메인스폰서를 자처하자 선수들이 붙여준 것. 4년간 20억원이라는 통 큰 지원에 스릭슨투어가 된 2부투어는 1부(코리안)투어보다 2개 많은 13개 대회를 치르며 프로골프계의 젖줄 역할을 톡톡히 했다.

10일 서울 반포동 본사에서 만난 홍 대표는 “2부투어와 1부투어의 실력 차이는 종이 한 장 수준”이라며 “스릭슨투어를 코리안투어에 버금가는 투어로 만들면 충분한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올해 2부투어 계약 선수를 100명으로 늘렸다.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2부투어 대회장에 투어밴을 상주시키기도 했다. 그는 “골프 생태계의 주축인 투어가 무너지면 용품사도 생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던롭스포츠코리아는 젝시오, 클리블랜드, 스릭슨 세 가지 브랜드를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홍 대표는 부친이 창업한 던롭코리아에서 2011년 골프 부문을 인수한 뒤 9년째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올초 브랜드를 리뉴얼한 젝시오와 클리블랜드는 신제품인 젝시오 X와 짚코어 웨지가 히트를 치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홍 대표는 “X 라인업이 야구선수 이대호, 양의지가 치는 채라는 입소문이 젊은 골퍼들에게 돌면서 인기몰이를 했다”며 “기존 제품보다 그루브를 늘려 스핀력을 높인 짚코어는 9월 출시 이후 웨지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내년은 스릭슨의 해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헤드뿐 아니라 샤프트, 그립까지 반발력과 관용성을 고려해 디자인한 ‘리바운드 프레임’을 장착한 스릭슨ZX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이창우(27)는 스릭슨ZX 시제품을 사용해 지난 10월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홍 대표는 “이창우가 4차 연장 끝에 짚코어 60도 웨지로 80야드 샷을 날려 이글로 우승을 차지한 장면이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한 브랜드에서 헤드는 물론 샤프트 그립까지 모두 제작 생산하는 브랜드는 던롭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선 기술력으로 일반인도 편하게 치는 채를 만든다는 것이 경영 철학”이라고 했다.

홍 대표는 내년에는 일반 소비자가 참여하는 행사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그는 “소비자들이 던롭 클럽의 장점을 느낄 수 있는 퍼포먼스센터 등을 조성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