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반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는 야당 앞에서 검찰을 비판하는 책을 읽은 가운데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10일 "참 가지가지 한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근식 "추미애, 국회 무시했다"김근식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 본회의장은 도서관이 아니고 국무위원이 독서하는 장소가 아니다"라며 "법안표결과 의사 일정이 진행되는 국회에서, 국무위원이 버젓이 책을 꺼내 읽는 모습은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공수처 강행처리 반대하는 야당 의원의 필리버스터를 개 짖는 소리로 간주하는 무례한 짓"이라며 "카메라 기자가 주목하고 있는 본회의장에서 보란 듯이 검찰 비난 서적을 꺼내 읽는 모습은 누가 봐도 '사진 정치'를 의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검사 생활 1년 경험으로 검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저자의 주장은 차치하더라도,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과 극한의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그것도 검찰총장 징계를 하루 앞둔 시점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도적으로 검찰 개혁 구호에나 어울리는 편향적인 서적을 사진에 노출하는 추미애 장관, 참 가지가지 한다"며 "추-윤 전쟁이 끝나면 법무부 장관 사표 내고, '내가 법무부를 떠난 이유' 책 하나 쓰면서 참회하라"고 했다.
야당 필리버스터 무시한 채 독서한 추미애추미애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당시 장관 석에 앉아 이연주 변호사가 쓴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읽었다.
2001년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가 1년 만에 검찰을 떠났던 이연주 변호사는 지난달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이 책을 펴냈다. 책 출간 후 이연주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로 정치를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는 낙마를 목적으로 대통령 인사권에 개입하기 위한 것", "공수처가 생기는 것이 마땅하다" 등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추미애 장관은 김기현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끝날 때쯤인 이날 오후 11시54분께 페이스북에 "공수처,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다"고 썼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