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EMA)이 9일(현지시간) 해커에게 사이버 공격을 받아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제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에 대한 서류에 불법적인 접근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EMA는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을 통해 "법 집행 기관 등 관련 단체와 긴밀한 협력 하에 해킹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MA는 유럽연합(EU) 내 의약품, 백신 평가, 승인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승인 절차도 맡고 있다.
EMA는 해킹 피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추가적인 세부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추가 정보는 적절한 시기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해킹에 대해 화이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화이자나 바이오엔테크의 시스템은 침입당한 적이 없다. 어떤 개인적 데이터에도 접근이 이뤄졌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바이오엔테크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EMA 서버에 보관된 코로나19 백신 후보에 대해 불법적인 접근이 이뤄졌다고 들었다. EMA는 어떠한 사이버 공격도 백신 검토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안내했다.
한편 로이터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보건·의료 기관을 상대로 한 해킹 시도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커들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와 대량생산 관련 정보를 빼내는 작전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