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양책 난항에 뉴욕증시 '미끌'…테슬라 6%대 급락[간밤 해외시황]

입력 2020-12-10 07:38
수정 2020-12-10 07:39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미국 추가 부양책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다. 그간 랠리를 펼쳤던 대형 기술주(株)들의 주가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조정을 받았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5.07포인트(0.35%) 떨어진 30,068.81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같은 기간 29.43포인트(0.79%) 하락한 3672.82, 나스닥 지수는 243.82포인트(1.94%) 급락한 12,338.95에 장을 마쳤다.

미국 부양책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백악관은 전날 916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민주당에 제안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양당이 충돌하는 책임 보호 조항과 지방정부 지원안을 빼고 나머지 사안을 타결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매코널 대표의 제안 모두에 대해 반대 견해를 밝혔지만, 협상이 진전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장 초반 유지됐다.

하지만 주요 외신들의 우려 섞인 전망과 매코널 대표의 강경한 발언 등에 상황이 악화됐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책임 보호와 지방정부 지원 등 오래된 문제를 두고 양측이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코널 대표는 의회 연설에서 백악관의 제안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은 "정신 분열적"이라고 하는 등 험악한 말을 쏟아냈다.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점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날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21만명을 넘어섰다. 총 입원 환자도 10만4000명 이상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중이다. 워싱턴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가 봉쇄 조치 강화를 발표하는 등 경제 활동의 제약도 늘어나고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가 급등함에 따라 대부분의 종목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며 "특히 테슬라 등 일부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는 종목 군에 대한 증권사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기술주 중심의 매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대형 기술주들이 조정을 받았다. 테슬라가 미국 대형 투자은행(IB)의 경고성 보고서에 급락했다. 테슬라는 전날보다 주당 45.40달러(6.99%) 내린 604.48에 거래를 마쳤다.

JP모건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 주가는 모든 전통적인 지표의 잣대로 봤을 때 극적으로 과대평가됐다"고 했다. 이어 "지난 2년간 테슬라 주가가 800% 이상 올랐다"며 "테슬라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상관없는 투자자들의 '열망'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FANG' 주가도 지지부진했다. 페이스북은 전날보다 주당 5.48달러(1.93%) 떨어진 277.92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뉴욕 등 48개주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페이스북이 경쟁사들을 인수, 시장 독점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의혹에서다. 이에 다른 기술주인 아마존(-2.3%), 넷플릭스(-3.72%), 구글(-1.85%) 등도 급락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