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 미니가 9만원?…수능 끝나자 불법보조금 기승

입력 2020-12-09 11:31
수정 2020-12-09 15:22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서울 OOO에서 아이폰12 미니 64GB OO통신사로 번호이동하면 10만원에 드립니다."
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달 20일 아이폰12 미니를 공식 출시한 뒤 '뽐뿌', '알고사' 등 국내 온라인 휴대폰 정보 커뮤니티와 네이버 카페에서는 해당 모델을 10만원대 안팎에 판매한다는 시세표가 공유되고 있다.

대부분 5세대(5G) 고가요금제 6개월 유지, 번호이동 또는 기기변경, 부가서비스 가입 등 조건을 내걸었다. 아이폰12 미니 64GB보다 용량이 큰 128GB도 10만원대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가성비' 아이폰12 미니 지원금 43만원 대폭 인상

출시된 지 3주도 채 되지 않은 아이폰12 미니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가능한 것은 최근 공시지원금이 대폭 상향된 영향이다.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27일 아이폰12 미니(64GB) 공시지원금을 최대 24만원에서 42만원으로 인상했다. 뒤이어 지난 1일 LG유플러스도 22만9000원에서 43만원으로 올렸다. 하루 뒤 SK텔레콤 역시 공시지원금을 13만8000에서 42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실제 한 커뮤니티에서 "OO동에서 9만원짜리 5G 요금제와 부가서비스 두 달 유지 조건으로 아이폰12 미니를 현급 완납(기기값 일시불)으로 9만원에 구매했다"는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OO통신사로 기기변경하고 9만원대 5G 요금제 6개월 유지조건으로 15만원에 아이폰12 미니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아이폰12 미니의 출고가는 △64GB 94만6000원 △128GB 101만2000원 △256GB 115만5000원이다. 이통사들이 내걸은 공시지원금을 고려하면 사실상 수십만원의 불법보조금이 투입돼야 10만원대 단말기 판매가 가능하다.

공시지원금 인상과 함께 일부 휴대폰 집단상가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첫 주말 수험생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각종 할인 이벤트와 불법장려금 등이 더해져 기기값이 큰 폭으로 내려간 것으로 풀이된다.연내 '1200만' 5G 가입자 달성 가능할까? 이통사들이 이이폰12 미니의 공시지원금을 출시 1~2주 만에 대폭 인상한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적으로 '충성고객'이 많은 아이폰의 경우 '짠물 지원금'이란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공시지원금이 적기 때문이다. 출시 1년이 지난 아이폰11의 경우에도 현재까지 공시지원금이 변동없이 3만4000원~10만8000원에 머물러있을 정도다.

이들이 공시지원금을 이례적으로 올린 것은 5G 가입자 늘리기 위해서다. 올해 이통3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5G 가입자 확보가 더딘 상황이다. 최근 연내 5G 가입자 목표치를 1500만명에서 1200만명대로 낮췄지만 달성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5G 가입자는 998만3978명. 연말까지 월 평균 100만명씩 가입자를 확보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이통사들이 마지막 연말 대목 '수능 특수'를 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수능 당일에는 1만건, 직후 주말에는 2만여건의 번호이동이 발생하면서 이통사들은 매년 수능 특수를 누려왔다.

한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5G 가입자 유치를 위해 아이폰12 시리즈 가운데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우수한 '미니' 모델을 중심으로 판촉에 나서고 있다"며 "예년보다 수능 특수 기간이 짧아 업체 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