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사과' 힘 실리나…하태경·원희룡·유승민 등 지지

입력 2020-12-09 09:39
수정 2020-12-09 09:40

국민의힘 최대 지지 기반인 대구와 부산 시당위원장이 나란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명박·박근혜 과오 사과' 방침을 지지하고 나섰다. 원희룡 제주지사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해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해 김종인 위원장에게 힘을 보탰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전 의원까지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은 9일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김종인 대표의 뜻을 지지한다"며 "김종인 대표 사과를 막는 것은 당의 혁신을 막는 것"이라며 당 안팎 강경 보수층을 겨냥했다.

대구시당위원장이자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의원도 "지금까지는 재판에서 다투는 과정 등이 있어서 얘기가 어려웠지만 재판 이후에는 판결에 승복해야 하지 않는가. 어떤 형태로든 때가 됐을 때 대표자(김종인 위원장)가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지사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4년 전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의결했지만 그뒤 4년 동안 우리 당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면서 "온 몸을 던져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는 사이 헌법가치와 민주주의는 문재인 정부에 의해 파괴되고 유린됐다"며 "부패로 폭주하는 정권을 분노하면서도 국민들은 우리 당이 헌법가치와 법치주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먼저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제는 답을 해야 할 때"라며 "사과드린다. 용서를 구한다. 다시는 권력이 권한을 남용하고 헌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당에 대해서는 "탄핵의 해석을 놓고 분열돼서도 정치적 득실을 따져서도 안 된다"고 당부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탄핵 때문에 보수가 분열하면 과연 누가 좋아할까"라면서 "이제 탄핵은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우리는 하나가 되자. 탄핵의 강을 건너 정권교체로 나아가자"고 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도 마무리 단계에 온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일(2016년 12월 9일)을 맞아 대국민 사과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주호영 원내대표는 거리를 두고 있으며 당내 장제원, 배현진 의원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은 강력 반대하고 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