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100일내 1억명에 백신 접종…확산세 막을 것"

입력 2020-12-09 13:28
수정 2021-03-09 00:0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이 8일(현지시간) “최소 1억 명의 미국인이 취임 100일 내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4월 말까지 미국 인구(약 3억3000만 명)의 30%에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보건팀 인선을 소개하며 “취임 후 100일간 코로나19를 끝내버릴 수는 없지만 향방을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백신 접종에 대해 “이 나라 역사상 가장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가장 효율적인 대규모 백신 접종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회가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회가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진 5차 부양책에 백신 배포 비용을 반영해 조속히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문이다. 부양책 통과가 불발되거나 늦어지면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100일 내 1억 명 접종’ 계획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백신 업체가 백신을 수출하기 전 미국인들에게 우선 접종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신 접종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선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백신을 미국인에게 최우선 순위로 접종하는 것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법은 국가 안보에 필요할 경우 대통령이 기업에 생산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긴급승인 지침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FDA가 10일 관련 회의에서 화이자 백신 사용을 긴급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백신 경쟁에서 가장 앞섰다고 평가됐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FDA 측에 부작용을 늑장 보고해 보건당국의 신뢰를 잃는 바람에 승인 경쟁에서 뒤처지게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존슨앤드존슨 측도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3차 임상시험 결과가 당초 예상보다 한 달 정도 빠른 내년 1월께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앤드존슨 백신은 화이자 등 경쟁사 백신과 달리 1회 접종만으로 효과가 나도록 설계됐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9일 중국 국유 제약사 시노팜(중국의약그룹)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 시노팜 백신이 정식 승인을 받은 세계 첫 번째 사례다. 시노팜은 지난달 25일 중국당국에 정식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UAE는 “시노팜 백신이 86% 면역 효과를 보였다”며 “심각한 안전 우려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