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윤석열 징계위 앞두고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 발언 진의는

입력 2020-12-08 10:58
수정 2020-12-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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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혼란이 오래가지 않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위법을 거듭하면서, 권력을 수사하는 검찰을 무력화하고자 하는 짓을 두둔하며 지켜본 대통령이 뒤늦게 죄송하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심을 제대로 알고서 하는 이야기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공수처법 개정 강행 시도와 관련해 "대한민국 국민이 전부 개돼지고 바보냐. 어떻게 법조인 변호사 자격을 갖고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분이 이런 상황을 두고 보고, 내버려두고 심지어 조장하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화무십일홍'이라고 역대 독재정권들이 온갖 수단 방법으로 정권을 유지하고 치부를 덮으려 했지만 성공한 정권이 없다"면서 "치부를 덮으려고 했던 조치 때문에 또다시 처벌받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던 권력의 법칙이 문재인 정권이라고 예외가 될 리 없다"고 직격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7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사과? 비겁한 대통령, 위선의 화려한 언어유희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시커먼 속을 감추고 화려한 명분으로 포장한다"면서 "'혼란스런 정국, 죄송? 권력기관 개혁?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 권력기관의 정치로부터 완전독립? 권력 견제장치? 견제와 균형의 원리?'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고상한 가치들을 추악함의 민낯을 가리는 가면으로 추락시키는 대통령의 언어 유희"라고 맹비난했다.

오 전 시장은 "차라리 퇴임 후 정치보복 악순환의 고리 끊기라고 국민께 읍소하라"라며 "국민은 참과 거짓을 지혜롭게 구분한다. 그 증거가 급락하는 지지율이다. 위선의 가면이 벗겨지고 있다. 겁먹은 정권의 맨얼굴이 보인다"고 했다.

서민 단국대 교수는 문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죄송이 들어간다 해서 다 사과는 아니다"라며 "그의 말에 내포된, '윤석열 자르고 공수처 만들어서 장기집권할거니 제발 나 하는대로 두라는 투정으로 들린다. 그가 짜증난 이유는 자신의 종교와도 같은 지지율이 급하락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방역과 민생에 너나없이 마음을 모아야 할 때에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며 "지금의 혼란이 오래가지 않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추·윤 사태’와 관련해 사과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드디어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국가정보원·검찰·경찰 등 권력기관들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 명분을 재차 강조하며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가 오는 10일로 예정된 가운데 정기국회 상황 및 여론의 추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의 거취 등에 대해 추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