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넵, 넵!, 넵…, 네앱, 앗!넵,네넵... 직장인들의 '급여체'를 아십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늘어난 재택근무 시대. 카톡 등 메신저 소통이 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급여체(회사 급여를 받는 직장인들의 말투)'도 다양해 지고 있습니다.
이번주 CHO뉴스레터에서는 M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나 직장에 들어온 이들)부터 중간관리자, 임원 등에까지 쓰이는 '넵병'을 정리했습니다. 넵!,네앱,네넵...어떻게 다를까지난 2주간 제가 속한 부서에 올라온 부원들의 카톡 답변을 정리해 봤더니 '예' '넵' '넵(이모티콘:곰돌이가 경례하는 모습 첨부)'이 주를 이뤘습니다. 부원들의 대답에 부장이 가장 많이 답한 말은 '오케이'였습니다.
급여체가 진화하면서 문장부호, 반복되는 문장 등에 따라 상사·부하, 선배·후배가 각각 다르게 해석해 오해를 쌓기도 하죠.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급여체는 '넵'입니다. 부장의 지시에 그냥 '네'라고 답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고 딱딱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한 후배는 "'넵'은 어느정도 절도있고 예의도 갖춘 단어인 것 같아 자주 사용한다"고 말했습니다.
'넵'에 느낌표, 말줄임표 등의 문장부호를 넣으면 현재 자신의 상태표현이 됩니다. 가령, 느낌표를 써서 '넵!'이라는 대답이 왔다면 현재 의욕이 충만해 열심히 해보려는 의지가 담긴 뜻이라고 해석하면 됩니다. '네~옙'도 어느정도 열정적으로 일하겠다는 의사표현입니다. '네~!' '네!!' 등도 현재 기분이 좋고 일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넵..' '넵...'은 부장의 지시에 뭔가 부담이 되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어떤 이는 말줄임표의 개수에 따라 그 강도가 짙은 것이라고 하네요. 또한, '앗!넵'은 뭔가 다른 딴짓을 하다가 들킨 느낌, 자신의 실수를 빨리 만회하려 할때 자주 쓰는 단어입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은 MZ세대들은 '넵'의 다른 표현으로 '예압'을 많이 쓰기도 합니다.
최근 MZ세대들은 글보다는 이모티콘이나 이모지(그림 문자)를 더 많이 활용하기도 합니다. 사람 얼굴에 '함께 하실 분!' '오늘도 화이팅!' '확인 완료' 등의 글자를 넣는 방식입니다.상사들이 가장 자주 쓰는 표현은 '오케이' 부원들의 대답에 리더가 가장 많이 쓰는 급여체는 뭘까요? 기본적으로는 '오케이' '오키' 'ㅇㅋ!' 등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장 상사도 그날의 감정에 따라 뒤에 느낌표나 말줄임표가 붙습니다. 부하직원이 아주 흡족할 만한 보고서를 제출했거나 임원회의에서 칭찬이라도 들으면 급여체는 날아갑니다. '굿~~~~' 일반적으로는 느낌표를 넣어 '오케이!'를 외칩니다.
하지만, 보고 내용이 크게 문제가 없을땐 'ㅇㅋ' 'ㅇㅇ' 등으로 긍정표현을 합니다. 업무로 바빠서 검토할 시간이 없을땐 'ㅇ'하나만 쓸 때도 있기에 이런 대답을 들은 직원은 너무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할것입니다. 그냥 확인을 했을 뿐 별다른 뜻은 없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블로그를 보니 한 직장인은 자신은 'ㅇㅇ'를 '옙옙'의 줄임말로 사용한다는 말도 있네요.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