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에 '융복합 냉난방 R&D센터'…귀뚜라미, 종합에너지그룹으로 탈바꿈

입력 2020-12-08 15:18
수정 2020-12-08 15:19

대한민국 보일러의 역사인 귀뚜라미그룹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매출 3000억원(2001년 기준) 규모 보일러 전문 회사에서 매출 1조3000억원(작년 기준)의 냉난방 종합에너지 그룹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고 있다.

국내 보일러 산업은 1990년대 초반까지 급격히 성장하다가 1가구 1주택에 가까워지면서 수요가 점차 줄어들었고, 2000년대 이후 정체기를 맞았다. 보일러 산업에 위기가 찾아온 시기다. 당시 해외 시장은 난방, 냉방, 공조(공기조화·공기정화) 등의 구분이 점차 없어지고 통합시스템으로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되고 있었다. 귀뚜라미는 더 이상 난방, 냉방, 공조 사업을 분리해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귀뚜라미는 주력인 난방 사업을 ‘고효율 친환경 보일러’ 제품으로 강화하고, 그룹 전체 비전은 냉난방, 냉동공조 사업의 시스템화로 설정했다. 이후 귀뚜라미는 2000년 ‘거꾸로 타는 가스보일러’를 시작으로 ‘4번 타는 가스보일러’ ‘거꾸로 콘덴싱 가스보일러’ ‘AST 콘덴싱 가스보일러’ ‘거꾸로 뉴(NEW) 콘덴싱 가스보일러’를 연이어 성공시켰다.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2006년 귀뚜라미범양냉방, 2008년 신성엔지니어링, 2009년 센추리 등 국내 냉동·공조 업체들을 인수했다. 원전용 냉동공조기, 냉방기, 냉동기, 공조기 등의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냉·난방 에너지기기 전문그룹으로 성장했다. 2016년에는 강남도시가스를 인수했다. 에너지 공급업까지 진출한 것이다.

귀뚜라미그룹이 냉난방 및 냉동공조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중심에는 21만㎡(6만5000평) 대지 위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귀뚜라미 아산사업장이 있다. 보일러, 에어컨, 냉동공조 기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냉·난방 복합공장이다. 사계절 내내 비수기 없는 가동률로 원가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2018년 12월에는 서울 마곡동에 ‘귀뚜라미 냉난방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대지면적 9900㎡에 지하 3층~지상 11층 규모다.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등 냉난방 주력 계열사 연구소와 연구개발(R&D) 관련 부서들을 입주시켜 통합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에선 난방, 정밀·제어, 냉동, 공조, 신재생에너지 기기 등 5개 분야의 핵심 원천 기술과 통합 제어 시스템을 연구개발한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연구소는 귀뚜라미그룹이 글로벌 냉난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R&D 전초기지”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