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유통규제 강화 애로사항 많아…논의 신중해야"

입력 2020-12-07 08:26
수정 2021-01-12 00:00
해외 주요 국가가 유통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유통 규제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논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7일 주요 5개국(G5)의 유통 규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는 유통 규제 강화 방안이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미국은 소매점포에 대한 직접적인 유통 규제가 없어 월마트 등 대형업체의 자유로운 진입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업체간 경쟁을 유도, 결국 가격 인하 효과와 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후생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 전경련의 분석이다.

일본은 당초 지자체가 대규모점포의 출점을 허가하고 영업시간과 휴업 일수를 규제하는 대규모점포법을 시행했으나,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비관세장벽으로 제소한 이후 이를 폐지했다. 현재는 대규모점포의 출점을 신고제로 해 특별한 진입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영업시간도 규제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1000㎡ 이상 규모의 소매점포 출점을 지역상업시설위원회의 허가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허가 기준이 300㎡ 이상 점포였으나 2008년 경제활성화를 위해 경제현대화법을 제정, 규제를 완화했다. 1년 중 일요일 영업 가능 일수를 종전 5일에서 12일로 확대하는 등 영업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영국은 도심 공동화를 막기 위해 도심 외 지역에 2500㎡ 이상 규모의 점포를 설립할 경우 도심 내에 설립 공간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하는 등 도심 내 출점을 장려하고 있다.
독일은 지자체별로 일정 규모 이상 점포를 대상으로 출점을 규제하고 있으나, 출점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사전에 출점 여부 판단이 충분히 가능하다. 베를린·헤센주 등은 주변상권 매출이 10% 미만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면 출점을 허용한다.

현재 우리 국회에는 출점과 영업 규제를 강화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개정안에는 출점 규제 지역을 종전 전통시장 반경 1km이내에서 20km까지 확대하는 내용과 월 2회 의무 휴업과 심야영업 금지 등을 적용하는 영업규제 대상에 현행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 외에 복합쇼핑몰과 백화점, 면세점을 추가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체의 경우 출점 시마다 지역상인·지자체 등의 요구사항이 매번 달라 애로사항이 많다"며 "때로는 무리한 요구를 해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들어주는 경우도 있어 보다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