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경쟁력 없이는 지역 발전도 없습니다. 동대문구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66·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대문구를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에 버금가는 교육의 도시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3선 구청장인 그는 2010년 민선 5기 동대문구청장으로 취임하던 첫해부터 교육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 이유는 ‘교육이 흔들리면 도시도 흔들린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유 구청장은 “주력 소비계층인 3040세대가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타지로 떠나버리면 그 도시는 소비가 줄어들고, 세수가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활력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동대문구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졌다. 동대문구에서 아이를 키우던 많은 학부모가 자녀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입학할 때가 되면 교육 인프라가 좋은 곳으로 떠나는 사례가 이어진 것이다. 유 구청장은 “자녀 교육을 위해 동대문구를 떠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가장 안타까웠다”며 “두 팔을 걷어붙이고 교육 문제부터 해결하게 된 계기”라고 회상했다.
유 구청장은 우선 지방자치단체가 일선 학교에 지원하는 교육 관련 예산인 교육경비보조금부터 대폭 늘렸다. 올해 동대문구의 교육경비보조금은 지난해보다 6억원 증가한 66억원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강남구와 서초구 다음으로 많다. 교육경비보조금 중 절반 이상은 학력신장 프로그램(24억원)과 대학 진학 및 취업률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12억원)에 집중적으로 지원된다. 공교육을 강화하고 학부모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드론과 로봇, 코딩 등 과학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사업에도 올해만 6억7500만원을 투입했다. 코로나19로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학생 2083명에겐 컴퓨터와 노트북 등 스마트기기를 무상으로 지원했다.
유 구청장의 10년간 노력은 최근 결실을 보고 있다. 동대문구는 2020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 합격자 14명을 배출했다. 전년도보다 5명 더 늘었다. 대광고와 동대부고 등은 서울의 전체 일반계 고등학교 중 4년제 대학 진학률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