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국회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처리를 촉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야권에선 '하명 입법'이라며 비판이 제기됐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카드까지 꺼낸 국민의힘은 밤샘 농성에도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진행하면서 "지금의 혼란 오래가지 않고 민주주의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갈등 국면에 대한 사과를 하면서도 재차 공수처법 처리를 촉구했다.문 대통령 "공수처 출범 희망"…국민의힘 '피켓 시위'문재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은 남은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드디어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역사적 시간이 될 것"이라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 기관들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여권에서는 공수처법 단독 강행 처리를 위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국민의힘 신청으로 안건조정위 구성을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이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안건조정위를 먼저 구성하고 이를 의결한 후 전체회의에서 처리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90일은) 최대의 기간이고 바로 처리할 수 있다"며 "안건조정위를 구성해서 바로 처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의힘은 '배수진'을 쳤다.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이어온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하기로 했으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철야 농성에도 돌입한다.주호영 "할 수 있는 모든 수단 써서 저지할 것"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만든 절차적 부당성, 법의 부당성을 최대한 국민에게 알리겠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써서 저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장 후보를 물색하는 동안 공수처법은 일방 처리하지 않는다는 게 (여야 원내대표 간) 약속이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합의대로 안 하고, 말하자면 배신을 했다"고 덧붙였다.
야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청와대 하명대로 여당은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김은혜 대변인은 "청와대는 발주 넣고 민주당은 이행하며, 180석을 앞세워 위원회별로 컨베이어 벨트 돌리듯 기계적으로 뽑아내는 건 절대 개혁 법안이 아니며 민주주의는 더더욱 아니다. 더 이상의 하명 그만두시라"라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