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가운데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이들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는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중남미 펀드는 단기 수익률이 좋아도 환율 변동 등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하반기 들어 동남아 국가 중 베트남 펀드 수익률이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일 기준 24개 베트남 공모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0.43%에 달했다. 연초 대비 수익률도 최근 플러스로 돌아섰다.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는 금융, 부동산, 필수소비재 등 경기민감주가 많다.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받은 이유다. 그러나 지난 9월 이후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내수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며 주가도 올랐다. 배승권 한국투자신탁운용 베트남법인 주식본부장은 “베트남 기업의 실적이 견고한 편이라 필리핀, 인도네시아 시장과 비교해 10~15%가량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중남미 펀드 수익률도 회복 중이다.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과 원자재 가격 회복 영향이다. 11개 중남미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9%로 부진하지만 최근 한 달 수익률은 24%로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다. ‘멀티에셋삼바브라질포커스’ ‘미래에셋라틴인덱스’ 등이 한 달간 3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연초와 비교하면 25%가량 떨어졌지만 최근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다만 중남미 국가들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을 감안하면 통화 강세가 지속될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많다.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큰 점도 주의해야 한다.
환율은 해외 펀드 투자 때 고려해야 할 변수다. 환율 변동에 노출시키느냐에 따라 H(환헤지)와 UH(환노출형)로 상품이 나뉜 경우가 많다. ‘H’가 붙은 펀드라고 해서 모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신흥국 펀드는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다시 현지 통화로 환전해 주식을 산다. 이런 펀드들은 원화와 달러에 대해서만 헤지한다. 즉 ‘H’가 붙어 있는 신흥국 펀드는 반쪽짜리 헤지 상품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