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거리두기 효과 불충분…확산세 좀처럼 꺾이지 않아"

입력 2020-12-05 15:43
수정 2020-12-05 15:44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의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5일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며 "최근 1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는 487.9명으로, 전주 대비 80여 명이 늘어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주 감염 재생산 지수는 1.4 수준으로, 이는 환자 1명이 1.4명 정도를 감염시키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 지수를 1 이하로 낮추지 못하면 유행의 크기는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간 지역사회에 잠재된 감염이 누적돼 있어 아직까지는 (거리두기 격상의)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수도권에서는 감염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어서 이 지역에서의 이동 자제는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당국의 역학조사 상황에 대해서는 "중앙과 지방자치단체에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접촉자 추적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감염 확산의 규모가 크고 사례가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불분명 사례)도 약 20% 정도로, 이는 전주와 비교하면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3차 대유행은 '감염 중심 집단' 없이 일상 곳곳에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숙영 단장은 "대학 동아리, 지인모임, 호프집, 학원 등 일상생활의 구석구석 어디에서나, 또 전국에 걸쳐서 감염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의 코로나19 유행은 어느 특정한 집단과 장소가 아니라 내가 자주 가는 집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감염자가) 우리 가족일 수도 있고 지인일 수도 있다는 의미"라며 "이번 3차 유행의 확산세가 완전히 꺾일 때까지 모임을 취소하고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경각심을 갖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국민께서 과감하게 결단하고 행동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실시되는 대학별 면접·논술 시험과 관련해서는 "이달 첫째 주와 둘째 주에는 수도권 대학에 전국의 수험생이 집중된다"며 "이를 통한 감염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능이 끝난 뒤에도 친구나 지인 간 모임은 잠시 미루고 안전하게 수능 이후의 일정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