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간 강경화…부산 엑스포 유치전 나설까

입력 2020-12-05 09:00
수정 2020-12-05 09:11
부산이 2030년 엑스포 유치에 공식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부 차원의 유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5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엑스포 현장을 찾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유치전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바레인에서 국제 안보포럼인 ‘제16차 마나마 대화’에 참석한 강 장관은 5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로 이동해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외교장관과 회담한다. 강 장관은 이어 6일 두바이로 이동해 ‘두바이엑스포 2020’ 현장을 방문해 한국관 현장을 시찰하고 린 빈트 이브라힘 알 하쉬미 국제협력 장관 겸 두바이 엑스포 위원장과 회담한다.

외교가에서는 강 장관의 두바이행이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포석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엑스포 개최에는 직전 유치국의 지지가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강 장관이 2박 3일 간 2개국을 순방하는 ‘강행군’ 일정에서 수도인 아부다비에서 두바이 방문까지 넣은 것은 역대 최대 규모의 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는 UAE의 사전 지지를 받기 위해서라는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 열린 ‘제167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의향을 공식 표명했다. 정부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을 꾸렸다. 정부 차원의 공식 유치 표명은 유치 활동이 본격화됐다는 걸 의미한다. 이번 BIE 총회에서는 부산 외에도 러시아 모스크바가 유치 의향을 표명했다.

2030 부산엑스포 개최에 성공하면 한국은 첫 ‘등록박람회’를 개최하게 된다. 엑스포는 0과 5로 끝나는 해에 개최되는 등록박람회와 그 사이에 한 번씩 열리는 인정박람회로 나뉜다. 앞서 한국에서 열린 1993년 대전엑스포와 2012년 여수엑스포는 모두 ‘인정박람회’였다. 하지만 특정 분야와 제한된 규모로 3개월간만 개최할 수 있는 인정박람회와 달리 등록박람회는 사람과 관련된 모든 것을 주제로 다룰 수 있고 6개월 간 규모의 제한없이 개최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개최가 1년 뒤로 밀린 두바이엑스포는 두바이 시 전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030년 엑스포 개최지는 2023년 12월 BIE 총회에서 169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앞서 부산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도 희망했지만 한국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서며 포기한 만큼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가운데 강 장관이 부산 유치에 대한 UAE 정부의 사전 지원을 약속받는다면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UAE는 중동 지역에서 한국과 유일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다.

난관도 만만치 않다. 2030년 엑스포 직전의 등록엑스포가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다는 점이다. BIE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달리 개최국의 지역 안배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2020년 두바이에 이어 2025년에도 같은 대륙인 오사카에서 열리는 점이 유리하지는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