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여권발 성추문…현직 구의원 몸캠피싱·조건만남 의혹[종합]

입력 2020-12-03 14:24
수정 2020-12-03 14:26

서울 모 구의회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직 구의원이 등장하는 음란 영상물이 온라인상에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남성인 구의원 A씨는 전날 해당 영상의 유포자를 확인해 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구의원 A씨는 이른바 몸캠피싱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몸캠피싱은 영상통화 등을 통해 피해자의 음란행위를 유도해 녹화한 뒤 이를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요구하는 행위를 뜻한다.

유포자는 'A 구의원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영상 등을 A의원이 소속된 구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시판은 현재 접근이 제한된 상태다.

동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등장해 여성으로 보이는 상대방과 화상통화를 하면서 음란행위를 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영상과 함께 유포된 카카오톡 대화 캡처 파일에는 "조건만남 뭐 그런 분을 찾으시는 거냐"는 질문에 A의원과 동일한 프로필 사진을 쓰는 이가 "네"라고 답하는 내용이 나온다.

또 다른 카톡 대화에는 "요구하는 금액이 얼마인가. 누구의 사주를 받고 접근한 거냐"고 묻자 상대방이 "돈 때문에 하는 거라 합의 보고 조용히 끝내자는데 왜 질질 끄시나. 자료 삭제하려면 연락 달라"는 내용도 나온다.

A 구의원은 "영상은 물론 카카오톡까지 모두 도용당한 것이며, 나를 모함하는 누군가가 조작을 해 벌인 일 같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현재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과 A 구의원이 동일인인지 확인하고 있다.

한편 여권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낙마하는 등 성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내연녀 폭행·감금 의혹'으로 민주당 성남 시의원이 자진 사퇴했고, 올해 1월에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공을 들인 2호 영입 인사 원종건 씨(27)의 '미투 의혹'이 제기됐다. 전북 김제시의회에서는 민주당 소속 남녀 시의원의 불륜설이 불거졌다. 남성 시의원은 이를 시인하고 사퇴했고, 이후 시의회에서 여성 시의원과 말다툼을 벌이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민주당 소속 부산시의원이 식당 주인을 성추행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이외에도 정봉주 전 의원, 민병두 전 의원 등이 미투(나도 당했다) 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성추문이 잇따르자 여권 일각에서는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나는 꼼수다'로 유명한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당시 페이스북에 "다음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선이든 민주당 후보가 결정됐고, 누군가 나타나 그 후보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며 미투 폭로를 한다.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요?"라며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쓰레기 언론들은 모든 게 다 드러난 것인양 어마어마하게 들쑤시고 뻥튀기하겠지요?"라고 했다.

그는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후보자에 대한 성교육 강화, 성범죄 전과 조회, 성인지감수성 테스트 등 정도일까? 가짜 미투는 이런 거 안 따진다"면서 "민주당 정권 붕괴에 혈안인 세력이 이런 공작은 도의상, 양심상 안 할까? 진실 규명이 우선이라고 줄기차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정치 공작으로부터 한국정치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