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판매 주춤…고민 커진 현대차

입력 2020-12-03 17:26
수정 2020-12-11 18:39

‘국민 자동차’로 불리던 쏘나타가 휘청이고 있다. 주요 시장인 한국과 미국에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쏘나타를 만드는 아산공장의 생산량은 뚝 떨어졌다. 현대자동차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 판매할 쏘나타를 아산공장에서 만들기로 결정했다. 차세대 전기차인 아이오닉6도 아산공장에 배정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쏘나타는 국내 시장에서 6만3078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1.0% 줄었다. 올해 판매량은 6만8000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10년 전(2010년 15만2023대 판매)과 비교하면 반 토막 났다. 2010년까지 10년 넘게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달엔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미국에서는 2014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다. 지난 1~11월 판매량은 6만8938대로 연간 판매량은 7만 대를 간신히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2002년(6만8085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3월 완전변경 모델(8세대)이 나왔는데도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반짝 증가했지만, 올 들어 다시 주저앉았다. 미국에서는 신차 효과가 아예 없었다. 업계에서는 중형세단 수요 자체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고객들은 준대형세단(그랜저, K7 등)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택하고 있고, 미국 고객들은 세단보다 SUV를 선호하고 있다. 호불호가 갈리는 쏘나타의 디자인 때문에 판매량이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쏘나타 판매량이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현대차는 고민에 빠졌다. 현대차는 아산공장에서 쏘나타와 그랜저를 만들고 있는데, 생산량 격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랜저 생산 비율을 늘릴 수도 없다. 부품 수급과 노조 협의 문제가 걸려 있어 쏘나타를 만드는 대신 빈 컨베이어벨트를 돌려야 한다.

현대차는 아산공장 생산량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만들던 쏘나타 북미물량 일부를 아산공장으로 재배치해 내년 2월부터 연 2만 대가량을 아산공장에서 만들기로 했다. 대신 미국에 팔 투싼을 앨라배마 공장에 배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울산공장에서 만들던 투싼을 미국으로 보내고, 미국에서 생산하던 쏘나타 일부를 아산공장으로 가져오는 복잡한 방식의 물량 조정이 이뤄졌다”며 “그만큼 아산공장 생산량 급감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2년 출시할 차세대전기차(전용플랫폼 전기차) 아이오닉6도 아산공장에서 만들기로 최근 확정했다. 현대차는 중형세단 전기차인 아이오닉6 생산을 위해 내년 하반기 아산공장 공사를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수년 내 아이오닉6가 쏘나타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