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진행하는 것을 두고 외신의 반응이 뜨겁다. BBC "韓, 코로나에도 진로 결정 시험 치러"영국 BBC방송이 2일(이하 현지시간) 하루에 500명 이상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 놓인 한국이 어떻게 대규모 시험을 치르는지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특히 한국에서 수능이 가지는 의미와 이를 무사히 치르기 위해 어떠한 방역대책이 마련되었는지에 대해 상세히 전했다.
BBC는 "한국에서는 (수능이) 팬데믹(대유행)에도 멈추지 않을 정도로 인생을 바꾸는 시험"이라며 "이를 위해 거의 50만명의 달하는 수험생들이 수능에 응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시험은 어떤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지뿐만 아니라 진로도 결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며 "학생과 학부모들 모두 수능이 그들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BBC는 "수능을 위해 부모는 보통 4세 정도로 자녀의 아주 어린 나이 때부터 준비하지만 2세부터 시작하는 아이들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험 도중에는 소음으로 방해하지 않기 위해 비행기는 날지 않고 군사 훈련은 중단되며 주식 시장도 늦게 개장한다"고 설명, 한국인들이 느끼는 수능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피력했다.
BBC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어떠한 방역 대책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해당 매체는 발열 체크를 하고 시험장에 입장한 수험생들은 시험 중 계속해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플라스틱 칸막이가 있는 책상에서 시험을 치러야 한다고 알렸다.
시험장 내부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보도했다. 각자 물과 도시락을 수반해야 하고 휴식 시간에 모일 수 없는 규정과 코로나 관련 증상이 나타나는 수험생들이 별도의 교실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는 점 등을 짚었다.
BBC는 한국 정부가 올해 4월 총선을 무리 없이 치른 것도 수능을 진행하고자 하는 것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해석했다. 한국인들에게 수능이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여겨지기에, 정부가 이미 보름 가까이 연기된 일정을 더는 미룰 수 없었을 것이라 분석했다.
'한국 : 인생을 바꾸는 시험은 팬데믹에도 멈추지 않는다'라는 제목으로 다뤄진 BBC 기사는 3일 오전 현재 BBC 홈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읽힌 인기 기사 10위 안에 랭크되면서 영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방증하기도 했다. CNN "수능 위해 극단적인 조치까지"미국 CNN은 한국이 2021학년도 수능을 치르는 것에 대해 "50만명에 달하는 한국 학생들이 어렵기로 유명한 수능을 보고 있다. 놀랄 만하다"며 "정부 당국의 신중한 계획으로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수능 당일 비행기 이착륙을 막는 것 등을 거론하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더 큰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며 "당국은 수능과 연관된 감염을 막기 위해 필사적이다"라고 분석했다.
CNN은 수능을 연기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수능을 강행한 점도 소개했다. 아울러 한국이 수능을 강행하는 것을 미국과 영국이 각각 SAT와 에이레벨(A-LEVEL)을 취소한 사례와 비교하기도 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