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스템, 줄기세포로 골관절염 신약 개발…지투지바이오, 月1회 맞는 치매주사 연구

입력 2020-12-02 17:39
수정 2020-12-03 02:09
가톨릭의대 연구실에서 독립한 스타트업 씨스템(CiSTEM)은 역분화줄기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골관절염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한 연골세포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유도만능줄기세포란 피부, 혈액 등의 다 자란 세포를 미분화 상태로 시간을 거슬러 되돌린 것을 말한다. 그동안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제는 나왔지만, 세포가 인체 조직에 생착돼 재생되는 효과를 제대로 보이지 못한다는 평이 있었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씨스템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한 골관절염 치료제는 투입할 연골세포가 3차원(3D)의 구 형태로 만들어져 인체 내 빨리 생착하고 재생하는 데다 수술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 회사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주사기를 통해 주입하도록 머리카락 두께보다 얇은 200㎛(1㎛=100만 분의 1m) 수준으로 만드는 기술도 세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존 성체줄기세포 치료제처럼 수술할 필요없이 주사 한 번만으로 관절 내 손상된 연골이 빠르게 재생되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주지현 교수가 이끄는 이 회사는 줄기세포 연구 분야 최첨단 기술인 유도만능줄기세포 분화기술 중에서도 연골치료제 분야에선 일본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남유준 씨스템 연구소장은 “관련 기술을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도 특허를 출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씨스템은 다양한 유도만능줄기세포 제작 기법을 개발하고 류머티즘 질환에 응용해 세계 최초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씨스템처럼 두각을 나타내는 바이오·헬스 분야 스타트업엔 지투지바이오가 있다. 이 회사는 약효지속형 미립구 주사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2024년 세계 최초로 이 기술을 활용한 치매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체내 피하지방이나 근육에 주사하면 100㎛ 미만의 생체분해성 고분자가 체내에서 서서히 분해되면서 약효를 지속시키는 신개념 치매 치료제다.

고분자 미립구 주사제는 그동안 알코올 중독, 전립선암, 조현병, 당뇨병 치료제에서 널리 쓰여 어느 정도 안정성을 인정받은 치료 방식이다. 이희용 지투지바이오 대표는 “치매약은 현재까지 경구 형태만 존재해 환자들이 매일 빠뜨리지 않고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앞으로 한 달에 한 번 주사만 맞으면 치료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충북 오송에 치료제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바이오·헬스 분야 세계 최초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인 두 스타트업은 모두 현재 매출은 없지만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초기 연구, 생산시설 구축, 인허가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기부는 미래 먹거리 사업인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BIG 3’ 분야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 체계를 갖추고 두 회사에 20억원을 지원했다. 이로 인해 기술 개발에 매진하며 수백억원의 투자 유치도 받을 수 있었다. 씨스템은 국내 대형 제약사로부터 수백억원가량의 투자 유치도 받을 예정이다. 지투지바이오는 2022년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기업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에서 총 207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았다. 직원은 설립 초기 3명에서 30여 명으로 열 배가 됐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