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접는 폰'?…폴더블株, 벌떡 일어설까

입력 2020-12-02 17:27
수정 2020-12-03 02:27
올해 하반기에는 화면을 접고 펼 수 있는 폴더블폰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고전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이 예상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애플이 폴더블폰 테스트를 의뢰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관련 부품주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대만 매체 이코노믹데일리뉴스는 애플이 대만의 제조업체인 폭스콘에 폴더블 아이폰 테스트를 의뢰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9월 공개될 예정인 폴더블 아이폰의 개발이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애플에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가 최근 강화된 폴더블 디스플레이 장치에 대한 특허를 낸 것도 이런 기대를 확산시키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폴더블폰 부품주는 큰 기대를 모았다. 힌지를 공급하는 KH바텍의 주가는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뒤 급등했다. 지난해 9월 5일 9390원이던 주가가 올 2월 2만5950원까지 올랐다. 폴더블폰용 보호필름을 생산하는 세경하이테크도 같은 기간 134% 올랐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주가가 추락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폴더블폰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었다. KH바텍의 2일 종가는 1만8350원. 연초 고점보다 30.3% 하락한 수준이다. 세경하이테크도 4월 이후 2월 고점보다 40% 하락한 2만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들 종목이 내년부터 폴더블폰 시장 성장의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KH바텍의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565억원, 375억원이다. 올해보다 76.7%, 459.7%씩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기대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했으나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하고, 앞으로도 KH바텍을 제외한 다른 업체의 힌지 납품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세경하이테크도 내년 매출 3105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박종선 유진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폴더블폰 및 5세대(5G) 단말기 출시가 확대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폴더블 디스플레이 장치 특허를 낸 LG디스플레이도 내년 전망이 밝다. 증권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내년에 영업이익 544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양만 일정하게 공급하는 장치로, 스마트폰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한솔케미칼은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광학용 투명접착필름을 생산한다.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0%, 20.6% 늘어날 전망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