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3.3㎡당 보증금이 5000만원을 넘은 고액 전세계약이 올 들어 지난해보다 6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말 시행된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전셋값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일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3.3㎡당 5000만원을 초과한 전세계약이 이뤄진 아파트는 총 89곳이었다. 작년 55곳과 비교하면 61.8%(34곳) 증가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37곳, 서초구가 24곳으로 많았다. 다음은 △성동구 7곳 △송파구 6곳 △용산구 5곳 △마포구 3곳 △강동구 2곳 등의 순이었다. 강서·성북·양천·종로·중구에도 1곳씩 있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트리마제’가 3.3㎥당 전셋값이 가장 비쌌다. 트리마제 전용 49㎡는 지난달 6일 보증금 13억원에 새 세입자를 맞았다. 3.3㎡당 가격은 8652만5000원이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36㎡는 8월 보증금 9억원에 전세계약을 맺으며 3.3㎡당 전셋값 8250만7000원을 기록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가 지난달 보증금 23억원에 전세계약을 맺으며 3.3㎡당 전셋값이 8045만9000원을 찍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달 전용 84㎡가 보증금 20억원에 전세계약돼 3.3㎡당 7782만9000원을 기록했다.
경제만랩 관계자는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을 찾기 힘들다”며 “이런 추세면 3.3㎡당 보증금이 1억원에 달하는 아파트가 나오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KB부동산이 이날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6068만원이었다. 전달인 10월(5억3677만원)과 비교해 2391만원 올랐다. KB부동산이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1년 동안 받는 연봉보다 많은 액수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8590원으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2154만370원이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