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의 직무복귀를 계기로 야권의 대여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법원 결정과 검찰 내부 반발 등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고조되는 기회를 맞이했다고 판단한 야권은 화력을 쏟아붓는 모습이다. 정진석 "역사는 반복…文 정권 명심하라"주호영 원내대표는 2일 한 라디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며 "윤석열 총장이 하는 일이 권력에 대한 수사이니까, 상처를 입고 무리하더라도 추미애 장관이 앞장서 축출하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진행된 당 중진연석회의에서도 추미애 장관을 향해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우리 속담이 생각난다"고 공개 비판했다.
정진석 의원은 회의에서 "역사는 반복된다. 박정희 정권의 몰락은 고집스러운 정치 권력이 야당 총재인 김영삼의 의원직을 박탈하는 데서 촉발됐다"며 "윤석열 찍어내기의 후폭풍은 김영삼 찍어내기 후폭풍의 데자뷔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고 지적했다.
6일째 청와대 앞에서 시위 중인 초선들도 가세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사태를 침묵으로 일관한 대통령에게도 법무부 장관의 직권남용을 묵시적으로 공모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대선 잠룡, 유승민·원희룡 文 대통령 향해 날 선 비판법사위원인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청개구리 우화'를 소개하고 "그러나 지금은 청개구리 아들처럼 살아야? 문재인 대통령의 말, 믿었다간 자칫 패가망신"이라고 적었다. 이 같은 조수진 의원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 임명식에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 등을 언급한 것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잠룡들과 내년 재·보선 주자들도 앞다퉈 반문 여론몰이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은 곤혹스러울 것"이라며 "장관 뒤에 숨어서 총장을 제거하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며 문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추미애 장관을 향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섰던 당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며 "권력 남용을 저지른 추 장관을 해임하고 사태를 올바르게 수습하지 않으면 이 사건은 정권교체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민식 전 의원도 "뒷배가 되어 추미애의 무도한 칼춤을 방조한 자가 바로 공범"이라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