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호텔 리모델링 원룸, 공유주방 등 편리해요"

입력 2020-12-01 17:21
수정 2020-12-02 00:38
“지하철역도 가깝고 비용도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합니다.”

지난달 말 준공된 서울 성북구 안암동 ‘안암생활’에 입주한 작가 권현탁 씨(31)는 “공유공간에서 창작활동은 물론 입주민과 다양한 취미활동도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암생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장기간 비어 있던 상업시설 관광호텔 오피스를 리모델링해 청년들에게 주거시설로 제공하는 ‘맞춤형 청년 공유주택’의 한 유형이다. 입주민은 대부분 20~30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문화예술가다.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과 인접한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10층에 총 122실(전용면적 13~17㎡) 규모다. 복층형 원룸이 56실이고 나머지는 일반형 원룸이다. 입주자는 지난 8월 매입임대주택 입주자격을 갖춘 청년 중 문화예술가 크리에이터 등 창작 활동 경험자를 우선 선발했다.

관광호텔 리츠카운티를 리모델링한 이 단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주택 운영기관인 아이부키의 합작품이다. 지하 층에는 공유주방(사진), 공유세탁실, 코워킹스페이스, 공유회의실, 계단식라운지 등을 넣었고 지상 1층은 카페&바, 청년창업 실험가게, 요일가게 등으로 구성했다.

기숙사에는 침대와 에어컨은 물론 바닥난방, 개별 욕실, 수납장 등이 제공된다. 주거비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 임대료 27만~35만원(관리비 6만원)이다. 단지 1㎞ 내 고대안암병원, 동묘시장 등이 있고 고려대 성신여대 등도 가깝다.

거주자의 창업·예술 활동 결과물을 판매할 수 있는 창업실험가게도 눈길을 끈다. LH가 성북구와 함께 취·창업 아카데미, 일자리 카페 등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온라인 전용 앱 ‘안암생활’을 통해 전공서적, 면접에 필요한 정장 등 생활물품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요리 강습 등 입주민의 재능과 지식 공유도 가능하다. 공유회의실, 창업실험가게 등 공용공간 일부는 지역 주민에게 개방해 문화예술, 소통·교류의 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안암생활과 같은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1만3000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 영등포구 청년예술인 지원주택인 ‘아츠 스테이 영등포’(51실)는 이달 입주 예정이다. 13실 규모의 ‘노량진 노들창작터’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노후 고시원을 매입 후 리모델링해 지난달 공급했다. 변창흠 LH 사장은 “청년들의 안정적인 주거와 함께 일자리, 창업지원 등 다양한 주거 서비스를 결합한 청년 맞춤형 주택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