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제시한 연내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1200만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최근 알뜰폰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입자 증가세가 더딘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개통 최대 대목 중 하나인 수능이 코로나19 여파에 예년 대비 미뤄지면서 가입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3사는 최근 연내 5G 가입자 목표치를 1500만명에서 1200만명대로 하향 조정했다. 올 초만 해도 연말까지 1500만명 이상의 5G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목표를 낮춰 잡은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신제품 갤럭시노트20을 출시하면서 가입자가 반짝 늘었지만, 한 달 만에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현재 5G 가입자는 월 50만명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5G 가입자는 924만8865명으로 전월 대비 59만643명(6.8%) 증가에 그쳤다. 전월 갤노트20 등 신작 효과로 직전월 대비 80만1017명(10.2%) 많은 865만8222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5G 가입자 수는 올 들어 매월 40만~50만명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 연내 5G 가입자 1200만 목표 달성을 위해 유치해야 하는 가입자는 275만1135명. 오는 12월까지 석달간 매월 91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늘려야 목표 달성이 가능해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애플이 아이폰12를 공식 출시하면서 다시 한번 신제품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알뜰폰 채널을 통한 가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이통 3사의 번호이동 수는 순감했지만, 알뜰폰 번호이동수는 순증했다. SK텔레콤은 1만3314건, KT는 8444건, LG유플러스는 5916건 줄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 망을 쓰는 알뜰폰 번호이동은 2486건, LG유플러스 망을 쓰는 알뜰폰은 2만8707건 증가했다. KT 망을 쓰는 알뜰폰 번호이동만 3519건 감소했다.
알뜰폰으로 가입자들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연말 마지막 대목인 수능 조차 연기되면서 이통사들은 고심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수능은 원래 계획된 11월19일에서 12월3일로 2주 연기됐다.
통상적으로 수능 당일에는 1만건, 직후 주말에는 2만여건의 번호이동이 발생하면서 이통사들은 매년 연말 수능 특수를 누려왔다. 하지만 올해는 수능이 연기되면서 판촉 기간이 예년만큼 길지 않아 '수능 특수' 기간이 짧아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수능이 미뤄지긴 했으나 올해 역시 연말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교체 수요가 예상된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혜택을 늘리고 할인을 제공하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