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의 환수율이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금을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한국은행의 '코로나19 이후 5만원권 환수율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1~10월중 5만원권 환수율은 25.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9.4%포인트 급락한 수준이다.
이는 5만원권이 처음 발행된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다. 환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에 발행된 화폐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저액권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저액권인 5000원권 환수율은 1.3%포인트 증가하고, 1000원권 환수율이 1.3%포인트 하락했다.
5만원권 환수율이 낮아진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탓이 크다. 예비용으로 5만원권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과거 금융불안기에도 고액권을 중심으로 환수율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주요국에서 고액권 환수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기에 숙박 및 음식점업, 여가 서비스업 등 대면 상거래 활동 위축으로 자영업자들이 매출 부진 등을 겪게 된 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시중은행 담당자의 전화면담 결과 면세점, 카지노 등 관광지 인접 점포나 환전 영업자 거래 영업점 등에서 ATM의 5만원권 입금이 크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