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도 보관이 가능한 특수 차량과 전용 아이스박스로 초저온 유통이 필요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운반할 수 있습니다.”
금중식 용마로지스 대표는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텍, 미국 모더나의 백신을 운송할 수 있도록 저온 유통체계(콜드체인)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100% 자회사 용마로지스는 국내 최대 의약품 운송 업체다. 국내 10대 제약사와 외국계 제약사가 주요 고객이다.
이날 방문한 경기 안성 안성물류센터는 의약품 상·하차 과정 전반에 저온 보관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었다. 특수 차량에 실린 의약품을 옮기는 과정에서 외부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전용 도크를 통해 차량이 드나들었다. 물류센터 내부 역시 특정 온도로 조절이 가능하다는 게 금 대표의 설명이다.
금 대표는 “일반식품 운송 차량으로 백신을 나를 순 없다”며 “1983년 설립 이후 의약품과 화장품 운송에 집중해왔고, 전국적인 저온 의약품 운송망을 보유한 회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금 대표는 해외 백신 유통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해외에서 생산된 백신은 인천공항 물류센터에서 각 의료기관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배달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화이자·바이오엔텍 백신은 미국 미시간주 캘러머주에 있는 화이자 생산시설에서 특수 용기에 담겨 출고된다. 드라이아이스가 담긴 특수 용기는 저온 상태로 최장 10일간 보관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 대표는 “수명이 다한 특수 용기에서 백신을 꺼내 각 의료기관에 안정적으로 운반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화이자·바이오엔텍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에서, 미국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 정도에서 유통돼야 한다.
용마로지스는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백신을 담을 특수 용기 제작을 의뢰해둔 상황이다. 해당 회사는 커다란 아이스박스 안에 질소 냉매를 넣어 영하 70도 이하에서 백신을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금 대표는 “아이스박스에 백신을 넣더라도 이를 상온에 두면 의약품 변질이 생길 수 있다”며 “저온 유지가 가능한 특수 의약품 운송 차량이 추가로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용마로지스는 올초 회사가 보유한 차량 600여 대 가운데 400여 대에 운행 중 최저 영하 20도를 유지할 수 있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업계 최대 규모다. 대당 약 6000만원을 투자했다. 의약품 운송 시장이 중요해질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용마로지스는 백신 위탁생산 회사들과 운송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mRNA백신 등 초저온 유통 백신도 포함됐다.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공급이 가시화되면 수주 계약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용마로지스는 추후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항체 치료제 운송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금 대표는 “이번 ‘독감백신 유통 대란’을 반면교사 삼아 의약품의 안정적인 유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라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