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랑제일교회 전담팀 구성…교회 "용역이 화염병 던져"

입력 2020-11-27 10:51
수정 2020-11-27 13:26

경찰이 26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명도집행 과정에서 벌어진 화염병 투척 등 불법행위 수사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한 가운데 교회 측이 화염병을 던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용역업체가 던졌다고 말하고 있어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사랑제일교회공동변호인단 소속 고영일 변호사는 27일 유튜브 채널 '너알아tv' 를 통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용역을 동원한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과 경찰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성명서에서 "조합이 강제집행을 위해 사용한 깡패 용역들은 주변 건물옥상에서 기왓장을 교회 주차장과 교회 건물에 집어던져 교회 기물을 파손했다. 또 포크레인을 동원해 교회 진입로에 주차된 차량을 의도적으로 다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쇠파이프를 지참해 강제집행을 막는 수 많은 교인들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혔다"며 "무엇보다도 화염병을 먼저 던져 교회에 방화를 시도하는 등 차마 이루 말할 수 없는 불법이 난무하는 폭력집행이었다"고 덧붙엿다.

변호인단은 "조합과 경찰은 언론을 동원해 오히려 교회 측이 화염병을 사용했다고 하는 등 그 책임을 사랑제일교회 측에 돌리고 있다"며 "곧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비롯한 강제수사를 실시할 것을 알리고 조합의 위법한 강제집행을 도우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조합의 불법폭력집행에 대해 눈을 감고 수사는 커녕 막심한 피해를 입은 사랑제일교회와 성도들에 대한 처벌을 시도하고 있다"며 "결국 경찰의 행위는 문재인 정부를 정치적으로 비난했던 전광훈 목사의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경찰이 정권의 하수인임을 스스로 자처하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조합이 동원한 용역과 경찰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고, 특히 경찰이 용역을 고용한 조합을 도우려고 했다며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죄'로 고발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사랑제일교회 강제철거 시도는 전날 오전 1시20분께부터 시작돼 약 7시간10분 만에 종료됐다. 이날 철거 시도가 시작되면서 장위10구역 재개발 측 용역업체 인력 500여명과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50여명간의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용역과 교인들은 서로 욕설을 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일부 신도들은 경찰을 향해서도 욕설을 하며 항의했다. 교인들은 '너알아TV'유튜브 등을 통해 더 많은 교인들에게 현장으로 집결해달라고 호소했다.

대치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과 교회 관계자 등 30여명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일부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용역업체 인원 중 부상을 당한 이들은 20명 내외로 전해졌다.
조합 측 용역업체는 지난 6월에도 두 차례 강제철거를 시도했지만 교인들의 반발로 실패한 바 있다.

올해 5월 서울북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광섭)는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조합)이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낸 명도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조합 측은 해당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측에 부동산을 넘겨달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됐고, 거부할 경우 강제철거 집행도 가능해졌다.

사랑제일교회는 명도소송 항소심에 들어가면서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두 차례 모두 기각됐다. 사랑제일교회는 보상금으로 563억원을 요구했지만,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한 보상금은 82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