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관피아' 낙하산?…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 진통 [이슈+]

입력 2020-11-27 10:15
수정 2020-11-27 10:47


국내 증권 거래를 총괄하는 한국거래소 이사장 자리를 놓고 관피아(관료+모피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출신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거래소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투명한 절차 없는 금융위 출신 낙하산에게 거래소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지난주 차기 이사장 후보 공개 모집을 마치고 지난 23일 서류심사를 마쳤다.

추천위는 이사장 후보군 숏리스트(최종 면접 대상)를 확정해 오는 30일 최종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면접에 통과한 후보를 선임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다음달 18일 최종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이사장 후보는 현재 비공개 상태다. 그동안 지원자와 최종 면접 대상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게 거래소 측의 설명이다. 다만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민병두 전 국회의원 등이 유력한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손 전 부위원장이 사실상 유력한 후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민 전 의원은 국회에서 정무위원장을 지낸 경력을 제외하면 사실상 금융투자 관련 경력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연합회장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고배를 마신 것도 최종 후보 선정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손 전 부위원장은 최근까지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이끌었다는 장점이 있다. 기획재정부 출신인 손 전 부위원장은 기재부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요직을 지내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2014년부터는 금융위에서 자본시장 업무를 총괄하면서 거래소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손 전 부위원장에 대한 거래소 내부 반발은 만만치 않다. 거래소 노조는 전날 손 전 부위원장의 거래소 이사장 후보 추천을 공개 반대했다. 투명한 절차 없는 금융위 출신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성명에서 "손 전 부위원장은 금융위에서 모험자본 육성에만 몰입한 인물로, 자본시장의 신뢰와 건전성을 저해한 직접적 책임이 있다"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보이지 않는 손의 추천을 반대한다"고 했다.

현재 노조는 손 전 부위원장 후보 추천을 저지하기 위해 무기한 천막농성을 돌입한 상태다. 거래소 이사장 후보 추천에 따른 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