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 백신 내주 배포 시작"…美 추수감사절 600만명 대이동 '비상'

입력 2020-11-27 17:17
수정 2020-11-28 00:3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주 이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배송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수감사절을 맞아 해외주둔 미군들과 한 화상 간담회에서 “다음주와 그 다음주에 코로나19 백신 배송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신이 초기에는 코로나19 싸움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과 의료 요원, 노인들에게 보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다음달 10일 ‘백신·생물의약품 자문위원회’를 열고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신청한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심사한다. 유럽과 캐나다 보건당국도 이달 중 백신을 승인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미국에서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600만 명이 항공기 여행에 나서면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날 미 교통안전청(TSA)은 연휴 대이동이 시작된 지난 20일부터 엿새 동안 595만여 명이 항공기 여행에 나섰다고 밝혔다. 특히 추수감사절 전날인 25일엔 107만 명이 비행기를 이용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3월 16일 이후 8개월 만에 최대 수치다. 유나이티드 메모리얼 메디컬센터의 조지프 배런 박사는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며 “앞으로 6∼12주는 현대 미국 의학사에서 가장 어두운 날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이날 10만8063명, 누적 환자 1324만8676명을 기록했으며 신규 사망자 1306명, 누적 사망자는 26만9555명이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재 사망자 추세를 토대로 앞으로 3주 뒤면 6만 명이 추가로 희생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인들이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여행을 피하고 가족 모임을 삼가라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시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 옥스퍼드대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자 추가 글로벌 임상시험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파스칼 소리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더 나은 효과를 보이는 방식을 발견한 만큼 이를 입증해야 한다. 그래서 추가 시험은 소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