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정신 더는 안 통한다"…황철주, 新기업가정신 강조

입력 2020-11-27 17:20
수정 2020-11-28 01:15
한국의 ‘1세대 벤처기업가’를 대표하는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사진)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그에 걸맞은 ‘신(新)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기업가의 과감한 판단과 결정’을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본 조건으로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황 회장이 강연을 맡은 ‘대한상의 최고경영자(CEO) 인사이츠’ 영상을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황 회장은 1993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을 설립해 중견기업 반열에 올린 입지전적인 기업가다. 지난해 주성엔지니어링은 매출 2590억원, 영업이익 309억원을 거뒀다.

황 회장은 강연에서 한국이 개발도상국으로 성장하던 시기엔 ‘헝그리 정신’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엔 정보 부족으로 시장에서 누가 1등인지 꼴찌인지 뚜렷한 구분이 없었다”며 “노동력을 중심으로 한 모방을 통해 성장하는 경제구조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식과 정보가 무한 공유·확장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엔 ‘혁신에 대한 기업의 신속한 대응’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된다고 황 회장은 강조했다. 이를 위한 ‘신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황 회장은 “기업가 정신은 가장(家長)의 정신이나 리더십과 일맥상통한다”며 “열심히만 하면 성장이 가능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경쟁자보다 먼저 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이끌어주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선점을 위한 시간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협력을 통한 ‘결과의 혁신’과 성공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기업가 정신의 필수 요소로는 △시대에 맞는 기준의 재정립 △혁신과 성공의 로드맵 구상 △성공을 위한 판단과 과감한 결정 △리스크 극복과 성공의 희망 공유 등을 꼽았다. 황 회장은 “이제는 변화의 흐름을 읽고 기술 개발과 분업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지속 성장을 위한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