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혁신 기업 구글은 어떻게 일할까?” 아마 모든 경영자가 할 질문일 것이다.
구글은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통해 혁신 비법을 공개한 적이 있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팀워크를 향상시킬 수 있을까’ ‘더 나은 기업 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2012년 시작됐다.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는 사내 180곳의 부서장과 직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구글 인사팀은 여러 데이터를 분석해 매년 좋은 성과를 내는 팀의 성공 원인을 분석했고, 성공하는 팀의 공통분모를 다섯 가지로 압축했다. 심리적 안정감, 상호신뢰, 조직 구조와 투명성, 일의 의미, 그리고 일의 영향력이었다.
지난 9월 일본에서 출간된 《심리적 안전성 (心理的安全性のつくりかた)》은 구글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에서 증명된 성공하는 팀의 첫 번째 비결인 심리적 안정감을 조직에 안착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심리적 안정감이란 조직 구성원 간에 두려움 없이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거나 행동할 수 있으며, 더 나은 성과를 위해 위험을 감수해도 괜찮다는 일종의 믿음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젠테크 수석과학자이자 창업전문가인 이시이 료스케(石井遼介)는 이 책을 통해 변덕스럽고(volatility), 불확실하고(uncertainty), 복잡하고(complexity), 모호한(ambiguity) 소위 ‘뷰카(VUCA)의 시대’에 생존을 넘어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심리적 안정감이라고 소개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변동성이 더 커지고 있는 만큼 구성원의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정감을 제시해줄 수 있는 조직에 더 많은 성공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조직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상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표와 객관적인 자료 없이 개념적으로 이해돼 왔다. 그런 점에서 데이터 과학자가 쓴 이 책은 다소 막연하게 느껴지던 명제에 확신을 선사한다. 행동 분석과 언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어떻게 구성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줄지 구체적인 전략을 소개하면서 ‘건강한 갈등’을 자주 일으킬 것을 제안한다.
막연히 편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심리적 안정감이 아니다. 조직 내의 의사 전달은 쉽고 명확해야 한다. 서로 도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도전을 환영하는 분위기여야 하며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뛰어난 개인들이 모인 팀보다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팀이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통계 자료는 지금 이 시대에 상당히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이다. 구글이 성공하는 팀의 비결을 분석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세계 경제는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특히 일본 경제는 오랜 불황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일본에서는 다시 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빈번한 자연재해로 늘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는 일본은 특유의 집단주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고, 이런 집단주의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극한의 상황에서 더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