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요양병원' 윤석열 장모 기소…與 "추미애 덕분" 환영 [종합]

입력 2020-11-24 16:51
수정 2020-11-24 16:53

서울중앙지검이 24일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최모씨(74)를 불법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으로 고발된 사건은 불기소(각하) 처분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 관련 사건 수사에 대해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하고 약 한 달만에 나온 첫 결론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2015년에 시작된 수사가 6년 동안 묻혀 있었다. 2017년 관련자들의 유죄가 확정되었을 때, 윤석열 장모 최모씨만 법의 심판을 피했다.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발동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결과도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늦었지만 다행이다. 검찰은 늦은 만큼 제대로 수사하여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어 "2015년 당시 최 씨를 입건도 하지 않았던 검찰 관계자에 대한 감찰 및 수사도 마땅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박순배)는 이날 최씨를 의료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씨는 구모씨 등과 공모해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음에도 2012년 11월께 의료재단을 설립, 2013년 2월 경기 파주시 소재 요양병원 개설·운영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최씨가 요양병원 운영을 통해 2013년 5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총 22억9000여만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가 불입건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책임면제각서는 최씨가 2012년 구씨와 투자약정을 체결하고 의료법인을 설립, 병원을 개설 및 운영했던 기간이 지난 후인 2013년 10월, 2014년 5월에 작성됐다.

책임면제각서를 작성하기 전 병원 설립 및 운영 관여한 게 맞다면 사후적으로 누가 책임을 지고, 누가 책임을 면제받는지 등은 범죄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게 수사팀의 판단이다.

최씨는 2012년 10월 2억원을 투자해 구씨와 함께 두 사람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딴 의료재단을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에 등재됐다. 이듬해는 경기 파주시에 요양병원을 세웠다.

의료법상 의료기관이 아니었지만 이 병원은 2013년 5월부터 2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2억여원의 요양급여비를 부정수급해 구씨 등 3명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최씨는 2014년 5월 공동 이사장에서 중도사퇴했고, 병원 운영 관련 민형사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책임면제각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입건되지 않았다.

검찰은 윤석열 총장이 장모 관련 사건 처리와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은 "범죄가 성립하기 어려운 사안임이 명백하다"며 불기소(각하) 처분했다.

검찰 측은 "당시 사건 처리에 문제가 있다거나, 사건 처리에 윤 총장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찰 결과에 대해 "윤 총장의 장모에 대한 기소 결정이 내려졌다"며 "당장 이루어져야 할 것은 2015년 윤 총장의 장모에 대하여 입건조차도 하지 않았던 검경 관계자에 대한 감찰 및 수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 전 장관은 "이제부터 (언론은)심층 추가취재를 하기는커녕, 이 기소에 대하여 '표적수사, 과잉수사다', '법리상 문제가 있다' 등의 분석을 하면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을 맹비난하고 윤석열 총장과 가족을 동정, 옹호하는 식자들의 논평과 언론사 법조팀 기사가 나올 것"이라고 경계했다.

한편 검찰은 윤석열 총장 부인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불법 협찬금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매매 특혜 사건에 김씨가 관여됐다는 의혹, 윤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금품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