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비서인 빅스비를 '하이 빅스비(Bixby)'로 부르는 것외에 새로운 호칭을 도입하는 방안을 3년 만에 추진했다가 취소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첫 AI 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앞서 '새미야'를 호출어로 추가했던 시험(베타) 서비스를 종료했다.
삼성전자는 공지를 통해 "'새미야' 호출어 추가는 베타 서비스 이후 종료될 예정"이라며 "더 나은 기능으로 추후 서비스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7년 빅스비를 처음 선보인 후 지금까지 '하이 빅스비'로 단일 호출어를 유지해왔다. 빅스비가 남성과 여성의 구별이 없고 'X' 발음의 음성인식이 쉽다는 이유로 AI 비서 이름을 그대로 호출어로 사용해 왔다.
그러던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갤럭시 홈 미니를 통해 영미권에서 삼성전자를 지칭하는 단어인 '새미'를 추가하는 방안을 국내에서 테스트했다. 여러 언어권에서 빅스비의 'X'와 'B' 발음을 이어서 하는 것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새미야라는 새 호출어 추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 새미야를 통한 음성 인식 명령이 생각보다 원활하지 않게 작동했다는 평이 들리면서 원래대로 되돌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공개 후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아직 정식으로 시중에 출시하지 않은 갤럭시 홈 미니를 통해 새미야 도입 추진 등 다양한 빅스비 관련 테스트를 진행했다.
빅스비와 연동되는 갤럭시 홈 미니는 목소리 만으로 간편하게 삼성전자의 스마트 기기를 컨트롤 할 수 있도록 하는 AI 스피커다. 내장형 적외선(IR) 리모컨 기능이 있어 오래된 가전은 물론 LG전자 등 타사 제품까지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추후 성능 개선을 통해 갤럭시 홈 미니가 정식 출시되면 삼성전자의 TV,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과 모바일 등 디지털 라이프를 잇는 허브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빅스비와 함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등 성능을 지속 개선하고 있는 것에는 이들이 가전·스마트폰 같은 세트제품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스마트폰 갤럭시S8, 갤럭시노트8에 빅스비를 탑재했다. 이후 스마트폰과 태블릿 뿐만 아니라 TV·세탁기·에어컨 같은 가전 제품에도 속속 기술을 적용해 빅스비 활용 범위를 늘리고 있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빅스비의 근간이 되는 AI 기술 확보에도 꾸준히 투자해 왔다. 2016년 11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AI 플랫폼 개발기업인 '비브랩스'를 인수했고, 2017년 11월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처음으로 대화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런티'를 인수했다.
인력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다니엘 리 코넬테크 교수, 위구연 하버드대 교수, 앤드류 블레이크 박사, 마야 팬틱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 다양한 AI 전문가를 영입한 데 이어 올해 6월 들어선 AI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에 임명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