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에 다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바람이 불고 있다. SUV는 2017년 이후 꾸준히 인기를 누려왔지만 올 들어 굵직한 세단 모델이 잇따라 나오면서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차 안에서 캠핑을 즐기는 ‘차박’ 열풍이 불었고, 차박을 하지 않더라도 야외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SUV를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마침 완성차업체와 수입차업체들도 신형 SUV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연말 나올 GV70에 관심
현대자동차 SUV 중에서는 준중형 투싼이 인기다. 지난 9월 출시 당일 1만 대 넘게 계약됐을 정도다. 지난달 판매량은 3063대로 지난해 같은 달(2196대)보다 23.8% 늘었다. 신형 투싼은 5년 만에 완전변경된 4세대 모델이다. 몸집을 키우고 디자인을 확 바꾼 게 특징이다. 전장은 4630㎜, 축간거리는 2755㎜로 기존 모델보다 각각 150㎜, 85㎜ 길어졌다. 2열 레그룸은 80㎜ 늘어난 1050㎜다. 중형 SUV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전면부 디자인은 세공된 보석처럼 빛의 변화에 따라 입체적으로 반짝이는 그릴을 장착했다. 측면부는 정지한 상태에서도 앞으로 달려나가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등 중형 및 대형 SUV도 월 4000대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한동안 신형 SUV 모델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상반기에 나온 중형 SUV 쏘렌토가 인기를 유지 중이다. 신형 쏘렌토가 본격적으로 판매된 4월 이후 월평균 판매량은 8883대에 달한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조만간 GV70를 출시할 계획이다.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보다는 덩치가 작지만, 디자인은 더 날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중형 SUV인 QM6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신형 QM6는 르노삼성 ‘태풍의 눈’ 엠블럼 양옆으로 펼쳐지는 날개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특징이다. 그릴과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를 연결했다. 실내는 브라운 색상의 가죽 시트와 프레임이 없는 룸미러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쌍용자동차는 대형 SUV 렉스턴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앞쪽은 다이아몬드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뒤쪽은 T자 형태의 LED 리어캠프 등을 새로 추가했다. 내부는 의자 시트와 문 쪽에 퀼팅 패턴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폭스바겐 티록, ‘티구안급’ 인기 누릴까
메르세데스벤츠는 8월 SUV 3종을 한꺼번에 내놨다. 새롭게 벤츠 SUV 라인업에 합류한 GLB와 신형 GLA, 신형 GLE쿠페가 그 주인공이다. GLB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공개됐던 차량이다. 벤츠 코리아는 넉넉한 실내 공간과 최신 주행 보조 시스템, 탁월한 주행 성능을 갖춘 패밀리 SUV라고 설명했다. 벤츠 SUV 중 ‘막내’인 GLA는 이전 모델보다 실내 공간이 넓어졌다. 디자인도 더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벤츠는 최근 GLC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GLC 300e도 출시했다.
폭스바겐은 내년 1월 소형 SUV 티록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티록은 티구안보다 차체가 작다. 폭스바겐 골프, 아우디 A3 등과 차체를 공유하고 있다. 유럽에서 연간 10만 대 이상 팔리는 등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티구안과 투아렉 등 기존 SUV 모델도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티구안은 한국에서 올해 1만 대 넘게 팔렸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모델로 기록되기도 했다.
볼보는 모든 SUV 라인업을 마일드하이브리드 엔진으로 교체하고 있다. XC40은 이미 마일드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 2021년식 모델이 출시됐고, XC60과 XC90에도 곧 적용될 예정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