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하던 도서관 사업…하루아침에 '한국판 뉴딜'로 둔갑

입력 2020-11-23 14:57
수정 2020-11-23 15:29

정부가 매년해온 계속사업을 '한국판 뉴딜'로 분류해 "뉴딜이 아닌 올드딜이다"라는 지적이 나오는 와중 국회사무처 역시 비슷한 사업분류를 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은 정부의 국정사업 규모 부풀리기에 중립을 지켜야할 국회사무처가 동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측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23일 열린 예산조정소위에서 국회 사무처가 매년 해오던 국회 전자도서권 DB(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이 한국판 뉴딜 사업으로 분류된 것에 대해 "행정부면 모르겠는데 국회조차 계속 해오던 사업을 한국판 뉴딜이라고 이름 짓는 것 자체가 국회사무처 운영의 자세가 아주 틀렸다"고 지적했다. 이 사업은 내년도 예산으로 155억원을 배정받았다.

추 의원은 "국회사무처는 여든 야든 누가 다수당 되든 중심 잡고 사업 추진 해야 된다"면서 "그러니까 여기서 또 시시비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전자도서관 DB 구축한다고 하면 되지, 도대체 왜 한국판 뉴딜이란 이름이 들어오냐는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조차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성호 민주당 예결위원자은 "매년하는 걸 한국판 뉴딜의 신규사업 처럼 이름을 붙여 놓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국회 사무차장은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정부의 역점사업인 한국판 뉴딜에 편성된 내년에산 21조3000억원 중 17조8000억원은 한국판 뉴딜 이전부터 각 부처에서 진행했던 계속 사업이었다. 사업수로 봐도 총 32개 부처의 642개 사업 중 각 부처가 기존에 해오던 계속 사업이 453개였다. 신규 사업은 189개에 불과했다.

성상훈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