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두고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을 결정하자 오히려 수험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들 역시 영업시간이 크게 제한되면서 “악몽 같았던 지난 8~9월이 반복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당장 수도권 학교들은 24일부터 등교 인원을 전체의 3분의 1(고교는 3분의 2)로 조정해야 한다. 학원·교습소는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중단하거나 인원제한을 기존 4㎡당 1명에서 8㎡당 1명으로 강화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스터디카페·독서실은 음식 섭취가 금지되며 단체실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중단된다.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은 “공부할 곳을 찾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호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과 관계없이 수능 1주일 전인 26일부터 전국 고교·학원들의 원격수업 전환이 예정돼 있어 다수 학생이 스터디카페·독서실 등지에서 ‘막판 공부’를 할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수험생 최모씨(19)는 “남은 기간은 입시학원 내 독서실에서 공부하려고 했는데 음식 섭취가 금지되면 결국 바깥에 나가서 사먹는 수밖에 없다”며 “되레 수험생들이 근처 식당으로 한꺼번에 몰릴까봐 불안하다”고 했다. 기말시험을 앞둔 대학가에서는 비대면 시험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들도 영업이 크게 제한되면서 한숨을 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 클럽 등 유흥시설은 문을 닫는다. 음식점 매장영업은 오후 9시까지만 허용되며 이후에는 배달·포장만 가능하다. 카페는 프랜차이즈·개인 카페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시간대에 테이크아웃만 허용된다.
서울 반포동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33)는 “거리두기 단계가 오르내릴 때마다 생계가 휘청인다”며 “평소 매출이 홀에서 대부분 나오고 있어 2단계가 되면 임시 휴업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민모씨(38)는 “이번에 또 2단계를 적용받게 되면 진짜 폐업해야 한다”며 “9월에도 임시로 아르바이트를 해가면서 겨우 생활비와 대출이자를 메웠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과 고시생들도 마음이 다급해졌다. 국가공무원 5급·7급 공채의 경우 각각 12월 17일, 11월 30일부터 면접전형이 예정돼 있다. GS건설 네오위즈 LG전자 등 일반 기업들은 신입 채용을 진행하거나 예고한 상황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