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20일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에 따라 '인삼 재배와 약용문화'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정된 대상은 인삼 자체가 아닌 인삼을 재배하고 가공하는 기술을 비롯해 인삼과 관련 음식을 먹는 등의 문화를 포괄한 것이다. 전통 지식 분야의 무형문화재 지정이 가능해진 2016년 이후 농경 분야는 처음이다.
위원회의 심의 쟁점은 지정 명칭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30일간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예고 기간에 '고려인삼'이라는 명칭을 제시한 게 많았지만, 학술적·문화적 가치를 고려해 검토한 결과 '인삼 재배와 약용문화'로 의결했다.
위원회 측은 △'고려인삼' 대신 '인삼'으로 해 다양한 인삼 관련 문화를 포괄할 필요가 있는 점 △'고려인삼'은 특정 상품이나 상표명으로 오인할 수 있는 점, △고려인삼'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명칭으로 고려하는 게 적합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인삼과 관련된 문화의 핵심적인 요소는 '약용'(藥用)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약용문화란 약재의 의미를 넘어서 인삼 관련 음식·제의·설화·민담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고 보고 이같이 명칭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에서 인삼 재배가 성행한 시기는 18세기로 추정된다. 조선 후기 문헌인 산림경제, 해동농서, 임원경제지 등에서는 인삼 재배 및 가공 관련 기록이 확인된다. 이들 서적에 있는 전통 지식은 오늘날까지도 인삼 재배 농가에 전승되고 있다.
인삼은 우리나라에서 오랜 기간 재배, 활용되면서 이를 매개로 한 음식·의례·설화 등 관련 문화가 풍부하다. 그 효능과 희소성으로 불로초(不老草) 또는 만병초(萬病草)로 여겨지기도 했다.
인삼 재배와 문화는 오랜 역사 속에서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됐고, 조선 시대 각종 문헌에서 효과와 재배 관련 기록이 확인됐다. 또한 한의학을 비롯한 관련 분야 연구가 활발하다는 점과 음식·의례·설화 등 관련 문화가 전승되고 있는 점, 현재에도 세대 간 전승을 통해 농업 지식이 유지되고 있는 점 등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만 전국의 인삼 재배 농가를 중심으로 관련 지식이 전승되고 있고, 온 국민이 향유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인삼 재배와 약용문화'를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다음 달 1일 관보에 고시할 것"이라며 "이날 오전 10시에는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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