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새롭게 지정된 경기 김포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급매물이 크게 늘면서 집값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미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구 수성구는 추가 규제가 적어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부산 역시 가덕도 신공항 건립 등의 이슈가 있어 아직까지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8일 네 건에 그쳤던 김포 아파트 급매물은 19일 69건으로 하루 만에 17배 이상 늘었다.
아파트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19일 운양동 ‘풍경마을 한강 한라비발디’ 전용 106㎡가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기록했던 전고가(6억5000만원)에 비해 1억3000만원 빠졌다. 9일 8억2000만원에 거래됐던 풍무동 ‘풍무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84㎡는 19일 7000만원 하락한 7억5000만원에 팔렸다. 풍무동 P공인 관계자는 “전용 84㎡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호가가 최고 9억원이었지만 19일 7억원에 팔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김포,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대구 수성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담보인정비율(LTV)이 9억원 이하 구간은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제한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등도 적용된다.
대구 수성구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수성구는 2017년 9월 조정대상지역을 건너뛰고 곧바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이미 LTV가 9억원 이하 구간에서 40%, 9억~15억원 사이는 20%, 15억원 초과 구간에선 0%로 조정대상지역보다 더 낮다.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추가되는 규제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등이다. 수성구 범어동 A공인 관계자는 “수성구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로선 다른 지역의 아파트를 처분하는 게 더 유리한 상황”이라며 “수성구는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부산도 규제가 부담이긴 하지만 가덕도 신공항 건립 호재 등이 맞물려 아직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은 지난해 12월 모든 지역이 비규제지역으로 풀린 뒤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달 9일 15억270만원에 팔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전용 84㎡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5억3000만원에 거래됐었다. 남천동 S공인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서울 집을 사기 힘들어지자 부산 핵심 지역으로 매수세가 쏠린 것”이라며 “수영구·해운대구는 규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